[더오래]세계 4대 작물 감자의 과거는 ‘악마의 식재료’였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03 12:00

[더,오래] 전지영의 세계의 특별한 식탁(48)

요즘 한참 감자가 제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감자는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사용된다. 감자전, 감자채 볶음, 감자조림, 감자 수제비, 감자옹심이 등 감자를 이용한 요리는 정말 다양하다.

감자는 ‘땅속의 사과’라고 할 만큼 비타민 C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열에 익혀도 비타민 C가 쉽게 파괴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감자는 세계의 4대 작물로 밀, 쌀, 옥수수와 함께 세계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안데스산맥의 고원지대에서 기원전 5000년경부터 감자를 재배하기 시작했으며, 약 350종의 감자가 재배되고 있다. 페루의 수도인 리마의 국제 감자 센터에는 약 3600종의 감자 표본이 전시되어 있다.

잉카와 아즈텍인들이 재배한 감자는 페루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1534년 유럽에 들어왔다. 감자(papa)와 고구마(patata)의 구분이 모호했던 시절 영국인은 감자를 포테이토(potato)라고, 스페인에서는 바타타(batata)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탈리아에서는 감자를 땅속에서 자라는 송로버섯과 비슷하다며 ‘작은 트러플’이라는 뜻의 타르투폴라(tartufola)라고 부르고 있고, 독일에서는 카르토플(kartoffel)이라고 한다.

'땅속의 사과'라고 불리는 감자는 전 세계에서 다양한 요리로 소비되고 있다. [사진 pxhere]

'땅속의 사과'라고 불리는 감자는 전 세계에서 다양한 요리로 소비되고 있다. [사진 pxhere]

프랑스에 처음 감자가 도입되었을 때 가난한 사람이나 군인들이 먹는 투박한 음식이라는 부정적 선입견이 있었다. 유럽인은 남미의 원주민이 주식으로 먹던 감자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땅속 뿌리에서 자란 감자의 울퉁불퉁한 모습과 작은 점이 무서운 병이었던 천연두를 연상시켰던 탓에 유럽 사람들은 악마나 먹을 법한 음식이라며 만지기만 해도 병을 얻는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영국에서 감자가 나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유럽 전체로 퍼져나갔다.

유럽에서 감자가 주요 식량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바로 전쟁인데, 여러 해를 걸친 긴 전쟁은 식량부족을 더욱더 부채질했고 이런 식량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감자였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감자요리가 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감자요리는 바로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프렌치프라이다.

프렌치프라이는 벨기에의 작은 마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생선을 주로 튀겨먹던 마을 사람들은 겨울에 강이 얼어붙어 생선을 잡을 수 없게 되자 생선 대신 감자를 얇게 썰어서 튀겨먹었던 것이 그 기원이다. 1차 세계대전 중 미군이 벨기에에 주둔하면서 처음 감자튀김을 발견했는데, 프랑스어를 사용하던 벨기에인이 준 감자튀김을 프렌치프라이로 이름을 붙여 미국에 알려지면서 프렌치프라이가 유래했다.

미국의 칠리 치즈 프렌치프라이

매콤한 소스를 곁들여 먹는 미국의 칠리 치즈 프렌치 프라이. [사진 pixnio]

매콤한 소스를 곁들여 먹는 미국의 칠리 치즈 프렌치 프라이. [사진 pixnio]

미국에서도 가장 유명한 감자튀김 요리는 바로 칠리 치즈 프렌치프라이다. 나초 치즈로 적셔진 감자튀김에 매콤달콤한 칠리소스까지 곁들이면서 미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국민 간식이 되었다. 미국의 노점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대부분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음식점에서 찾아볼 수 있는 메뉴다. 캐주얼하게 카툰이 그려진 신문지에 담아서 야구장에서 즐기면 출출할 때 허기도 달래고 기분도 좋아지는 간식으로 안성맞춤이다.

영국의 생선튀김과 함께 먹는 감자튀김 칩스

영국에서 가장 대표적이니 프렌치프라이 요리는 ‘피쉬 앤 칩스’이다. 피쉬 앤 칩스는 대구, 가자미, 넙치, 새우나 랍스터 등 흰살생선이나 해산물 튀김에 감자튀김을 곁들인 음식이다. 영국에서 감자튀김은 ‘칩’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칩에는 소금이나 식초 소스를 뿌려 먹는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브라운 소스나 그레이비 소스를 곁들이는 경우도 있다. 미국 패스트푸드점에 나오는 감자튀김에 비해 더 굵게 감자를 썰어 튀겨낸다.

프랑스 스테이크에 곁들이는 프리츠(frites)

주로 스테이크에 곁들여 먹는 프랑스의 프리츠. [사진 pixabay]

주로 스테이크에 곁들여 먹는 프랑스의 프리츠. [사진 pixabay]

프랑스는 벨기에에서 유래한 프리츠(frites)를 프랑스식으로 재해석한 감자튀김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소금과 케첩으로 간을 맞춘 감자튀김은 스테이크랑 주로 곁들여 먹는다. 프랑스에서는 점심 또는 저녁을 위한 기품 있는 요리에도 많이 곁들여 먹고 있다. 주로 테이블에는 케첩이나 마요네즈 대신 소금과 후추로만 간을 한 후 메인요리의 소스에 프릿츠를 찍어 먹는다.

마요네즈를 찍어 먹는 감자튀김의 원조 벨기에

벨기에식 감자튀김은 오븐에 굽거나 튀기는 방법으로 만들어지며 특히 마요네즈를 찍어 먹는다, 프릿(friet) 전문 레스토랑이 있을 만큼 국민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벨기에의 앙덴느 지역 내 휘 지방 사람들은 생선을 구하기 어려운 겨울철에는 대신 감자를 작은 생선 모양으로 얇고 길게 잘라 튀겨 먹는 풍습이 있다.

캐나다 푸틴(poutine)

캐나다를 대표하는 음식인 푸틴(poutine) 은 캐나다 퀘벡 주의 전통 먹거리 중 하나로, 감자튀김 위에 그레이비 소스와 응고된 치즈 커드를 넣어 만든 요리이다. 다양한 육류와 채소를 다양하게 곁들여 먹을 수 있다. 감자튀김 위에 치즈와 그레이비 소스를 얹어 먹는 전통적인 방법 외에도 다양한 요리법이 있다. 치즈 커드 대신 모짜렐라 치즈나 슈레드 치즈를 얹어 먹기도 하고, 소시지나 베이컨 같은 다양한 토핑을 추가해 먹기도 한다.

남아프리카 슬랩칩스(slep chips)

남아프리카에서는 슬랩칩스(slep chips) 하나가 자체적인 메뉴이며 주요리이다. 슬랩칩스의 레시피는 감자튀김을 그저 튀기는 것이 전부인데 특별한 조리의 비법은 감자를 튀기기 전 식초에 담그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더욱 바삭하고 부드러운 슬랩칩스를 만들 수 있다.

독일 소시지랑 곁들여 먹는 폼 프리츠(pommes frites)

주로 소시지나 족발 요리에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 독일의 폼 프리츠. [사진 pxhere]

주로 소시지나 족발 요리에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 독일의 폼 프리츠. [사진 pxhere]

독일에서는 주로 구운 소시지나 학센이라는 독일식 족발 요리에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다. 커리 가루, 케첩, 마요네즈를 감자튀김에 올려 먹고 있으며 독일 시내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이다. 독일인의 국민 간식으로 맥주 등과 함께 많이 먹고 있으며 길거리 음식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스페인 파타타스 브라바스(patatas bravas)

스페인식 감자튀김과 구운 감자에 스페인의 전통 소스인 알리올리 소스, 매콤한 브라바 소스를 뿌린 요리다. 식전에 술과 함께 간단하게 곁들이는 타파스의 한 종류다. 스페인의 선술집인 타파스 바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다. 칠리소스, 타바스코소스를 뿌려 먹기도 한다. 파타타스 브라바스는 초리소(chorizo), 치스토라, 구운 닭고기, 생선튀김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요리에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다.

페루 살치파파스(salchi papas)

살치파파스(salchi papas)는 라틴 아메리카 페루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중 하나로 페루의 리마 지방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남미 전역과 미국에까지 널리 퍼져 있는 음식이다. 살치파파스는 소시지를 넣은 감자튀김으로 토마토케첩이나 마요네즈를 곁들어 먹는다. 페루에서는 살치파파스를 취급하는 레스토랑에서 독특한 특제 소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악마의 식재료로 회피하던 감자의 화려한 변신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렌치프라이. 이처럼 감자로 만든 프렌치프라이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즐기고 있었다. 케첩에 주로 찍어 먹던 프렌치프라이에 다양한 소스와 토핑을 곁들여 색다르게 즐겨보는 것도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우울함을 달래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