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범죄자 취급” N번방이 쏘아올린 마약중독 검사 논란 [이슈추적 ]

중앙일보

입력 2021.07.03 09:01

지난 3월 전북경찰청 마약수사대가 압수한 필로폰. 연합뉴스

지난 3월 전북경찰청 마약수사대가 압수한 필로폰. 연합뉴스

정부가 교원 자격을 처음 취득할 때와 3~4년 뒤 정교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할 때 등 두 차례 마약류 중독 검사를 받도록 하자 교사들이 “과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윤미숙 부산 교사노조 위원장은 2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달부터 실시되는 1급 정교사 자격연수 대상자는 마약류 중독 검사를 또 받아야 한다”며 “마약류 약물을 다루는 직업군인 간호사, 의사, 수의사도 마약류 중독검사를 한 번밖에 받지 않는데 교사에게 두 번 받게 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최초 교원 자격 취득 이어 3~4년 뒤 또 검사…“과하다”  

마약류 중독 검사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이 지난달 23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의무화됐다. 정교사(1급, 2급), 전문상담교사(1급, 2급), 사서 교사(1급, 2급), 실기교사 등 모든 교사에게 적용된다. 교육대, 사범대생이 졸업하면 2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3~4년 뒤 120여 시간의 연수를 받으면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윤 위원장은 “마약 중독자가 교단에 서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두 차례 마약류 중독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은 교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모욕적인 처사”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초 교사 자격을 취득할 때에만 마약류 중독 검사를 받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N번방 사건으로 성장기 올바른 교육 중요…교사 자격 관리 차원

교원 자격을 엄격하게 검정하는 법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데에는 지난해 불거진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가 계속 발생해 다양한 직종의 가해들이 검거되고 있고, 가해자 중 30% 이상이 미성년자로 밝혀졌다”며 “성장기에 올바른 교육이 이뤄지도록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자격 취득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도입 취지를 밝혔다.

n번방 사건의 주범인 '박사' 조주빈(왼쪽)과 공범 '부따' 강훈. 뉴스1

n번방 사건의 주범인 '박사' 조주빈(왼쪽)과 공범 '부따' 강훈. 뉴스1

최초 발의한 개정안에는 교원 자격을 최초 취득할 때에만 마약류 중독 검사를 받도록 했지만, 법제처에서 법률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마약류 검사를 받는 것으로 수정됐다. 교육부 교원양성연구과 관계자는 “교육부가 개정안에 의거해 시행규칙을 만드는 과정에서 법제처가 의견을 보내왔다”며 “교사에는 정교사(1급, 2급), 전문상담교사(1급, 2급) 등 다양하게 나뉘는데 마약류 중독 검사를 모든 교사에 적용하는 게 맞는다는 취지의 의견서였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법제처의 의견을 서영교 의원실에 전달했고, 서영교 의원은 이를 반영해 수정된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응급구조사 등 다른 국가 자격증의 경우에도 2급에서 1급을 취득할 때 또다시 마약류 중독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며 “유독 교사에게만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교사 99.99%가 마약 범죄를 저지르지 않지만, 만에 하나라도 마약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교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교원자격검정을 까다롭게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교육부에서 받은 '최근 5년간 마약범죄 연루 교사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강원, 경기, 대전, 충북 등에서 공립학교 교사 4명이 마약 범죄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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