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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인 줄 알았는데"···소리 없이 남자들 잡는 '그 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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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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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아프면 흔히 디스크 등 척추질환을 의심한다. 그러나 허리 통증과 함께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혈뇨, 발열이 동반된다면 정형외과가 아닌 비뇨의학과를 찾아야 한다. 소변은 신장, 요관, 방광, 전립선(남성), 요도를 통해 체외로 배출되는데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소변 흐름에 방해를 받으면 허리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허리 통증이 나타나는 신장 질환은 신우신염, 신장결석, 신장암, 요관결석, 요 폐색을 동반한 전립선비대증, 방광요관역류 등 매우 다양한데 이 중 신우신염과 요로결석이 가장 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최태수 교수의 도움말로 비뇨의학과를 찾아야 하는 허리통증에 대해 알아봤다.

전신 발열 동반하는 신우신염, 여성이 남성보다 약 6배 많아

전에 없던 잔뇨감, 빈뇨(잦은 소변)와 절박뇨(갑작스러운 요의), 배뇨통이 나타나고 치골상부 통증이 나타나면서 좌측 혹은 우측으로 묵직한 허리 통증이 동반된다면 신우신염을 의심할 수 있다. 전신 증상으로 발열이나 무력감, 근육통이 동반될 수도 있다.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급성 신우신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17만6179명 중 여성 환자는 15만720명으로 남성에 비해 5.9배 가량 많았다. 최태수 교수는 “해부학적 구조상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요도가 짧고 질 혹은 항문과 가까워 세균에 의한 하부요로감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갑자기 허리가 끊어질 듯한 고통과 혈뇨를 동반하는 요로결석

신우신염과 증상이 비슷할 수 있는 요로결석은 좌측 혹은 우측으로 발생하는 급작스러운, 그리고 허리가 끊어질 듯한 심한 통증이 특징이다. 하부 요관에 결석이 위치하면 요로감염과 비슷하게 전에 없던 빈뇨, 절박뇨, 잔뇨감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날카로운 결석이 요관 상피를 긁으며 내려오기 때문에 혈뇨가 발생할 수 있다. 또 결석으로 소변이 정체돼 신우신염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요로결석은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심평원 통계를 보면 2019년 요로결석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남성 20만4621명, 여성 10만3317명으로 남성 환자가 2배 가량 많았다.

등 두드릴 때 통증 느껴지면 빨리 병원 방문해야

만약 등 뒤 늑골 밑부분을 손으로 툭툭 쳐보았을 때 움찔할 정도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신장의 염증이 동반됐을 수 있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요로결석은 대사질환을 포함한 기저질환이 있을 때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드물지만 허리 통증 없이 복부 불편감만 있거나, 통증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요로결석과 신우신염은 우선 면밀한 문진과 신체검진을 통해 특징적인 증상을 확인하고 가능성을 판단한다. 이후 혈액검사 및 소변검사를 시행하는데, 혈액검사에서는 전신의 염증 정도, 신장기능, 전해질, 간기능 수치를 확인하고 빈혈 수치나 출혈 성향 등을 확인한다. 소변검사에서는 혈뇨와 농뇨의 정도 및 원인균을 파악한다.

이어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경정맥 신우조영술 등 영상학적 검사까지 시행해 온전한 진단을 내린다. CT검사는 요로결석 진단율이 95~98%에 이를 정도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임산부의 경우 방사선 노출 위험이 있는 CT검사 대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을 하게 된다. 신장 및 요관, 방광에 염증으로 인한 변화가 관찰되는지 확인하여, 신우신염을 진단하게 되고 결석이 동반되었는지 판단하여 추가적인 시술 혹은 수술 치료의 필요성을 결정한다.

염증 치료와 결석 제거로 재발 방지

요로결석은 염증이 동반되지 않으면 통증 조절 후 자연배출이나 체외충격파쇄석술, 요관내시경을 통한 결석제거술을 한다. 결석의 크기나 위치, 개수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신우신염의 경우 항생제 및 수액 투여를 통해 염증을 조절하는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온전히 염증에서 회복된 후에는 적극적인 결석치료를 통해 신우신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

충분한 수분섭취와 염분 섭취 줄이는 것 필요

신우신염 등 요로감염과 결석을 예방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요도를 통해 원인균이 유입돼 방광, 요관을 거쳐 신장까지 침입해 신우신염을 일으키는데, 충분한 수분섭취로 소변을 통해 균이 씻겨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나 예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요로결석도 신장에서 배설되는 소변의 미세한 찌꺼기들이 어느 순간 결정이 이뤄지고, 크기가 커지고 결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소변을 충분히 배출해 그 성분들을 희석하고 결정이 만들어지기 전 씻어내면 결석이 생길 위험성이 줄어들게 된다.

올바른 식단도 중요하다. 육류, 가공육, 생선 등 지나친 고지방식은 피하고, 짜게 먹는 습관(하루 1500㎎ 이하 나트륨 섭취 권장)도 고쳐야 결석 발생 가능성이 낮아진다. 결석이 무섭다고 우유나 멸치 등 칼슘이 포함된 음식들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은 장기적인 결석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해가 되므로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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