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서울런 사업 추진한다…與 십자포화에도 기사회생

중앙일보

입력 2021.07.02 18:05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이 천신만고 끝에 서울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회기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서울시 교육 플랫폼(서울런)’ 사업은 예산이 일부 삭감됐지만 서울형 헬스케어 사업 등 오 시장의 역점사업 상당수는 원안대로 통과했다. 시의회는 집행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미흡하지만 협치를 위해 심사한 것”이라고 강조했고, 오 시장은 “최대한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답했다.

시의회, 추경 4조2580억원 의결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29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29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시의회는 오후 열린 제301회 정례회에서 4조258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수정의결했다. “100% 실패한다”, “혈세낭비”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십자포화를 받았던 서울런 예산은 총 22억원 삭감된 36억원 규모로 의회 문턱을 넘었다. 의결된 예산 36억원은 전액 맞춤형 온라인콘텐트 지원사업에 쓰인다. 서울런을 장기 정책으로 끌고 가기 위한 교육플랫폼 구축 사업 예산(18억3500만원)은 없어졌다.

서울런은 코로나19로 학력 격차가 심해진 상황에서 저소득층 청소년, 대안교육기관 학생, 학교 밖 청소년 등에게 '1타강사'로 불리는 유명 사교육 강사의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EBS, 서울시 평생교육포털 등 유사 학습 콘텐트가 이미 제작·보급되고 있는 데다, 세금으로 사교육을 부추기고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상임위 심사과정에선 예산이 전액 삭감되기도 했다.

서울런, 서울형 헬스케어 부활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 출석, 신임간부 소개를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 출석, 신임간부 소개를 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시의회 예결위와 본회의에서 부활하며 일단 사업을 추진할 수는 있게 됐다. 서울시민 5만 명(20~64세)에게 '서울안심워치'를 보급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형 헬스케업 사업 예산(44억7500만원)도 당초 전액 삭감됐다 그대로 복구됐다. 1인가구 지원사업 예산도 당초 상임위에서 28억원 중 20억8500만원을 깎았다가 17억2400만원을 복원해, 최종적으로 3억1400만원만 감액키로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승객감소와 환승할인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마을버스 업체에 대한 재정지원도 185억원 포함됐다. 서울시 추경안보다 35억원이 늘어난 액수다. 한강 공원 의대생 실종사건을 계기로 필요성이 제기된 한강 공원 폐쇄회로(CC)TV 확대 설치 예산도 37억5800만원 반영됐다. 이 외에 ▶청년월세지원 179억원(5000→2만7000명으로 지원대상 확대) ▶역세권청년주택 공급활성화 175억6900만 등 청년주택 관련 예산도 포함됐다.

與 “협치위해 의결”, 吳 “민생경제 마중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추경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추경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의회 의석 110석 중 101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일부 정책에 대해 미흡한 점을 지적하면서도, 협치를 위해 추경안을 통과했다는 입장이다. 추경안 표결에서 재석의원 83명 중 58명이 찬성, 23명이 반대했고 기권은 1명이었다. 민주당 소속인 송재혁 예결위원장은 “오 시장의 역점사업 중 일부는 시대를 제대로 반영 못 하거나 준비가 덜 된 미숙한 사업이 없지 않다”면서도 “협치를 위해 예산을 심사했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현안을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여서 대승적 차원에서 의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1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지방선거를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오 시장이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 승리한 지 3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시의회가 신임 시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이 형성될 경우 다음 선거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오 시장은 이날 시의회 본회의에 참석해 “추경안 심의, 의결해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추경예산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추경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해 코로나19로 무너진 민생경제와 일상회복의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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