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절박" 김부겸·정은경 갔지만, 민주노총 문전박대 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02 16:37

업데이트 2021.07.02 16:44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대규모의 서울 도심 집회를 예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집회 자제를 요구했지만, 민주노총은 김 총리의 면담 요청까지 거부했다.

3일 서울서 1만명 집회 강행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하며 민주노총 집회 자제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 뉴스1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하며 민주노총 집회 자제를 거듭 요청하고 있다. 뉴스1

현재 서울시내 전역에서는 10인 이상 집회가 금지돼 있다. 그럼에도 민주노총은 지난 1일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산재사망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3일 서울시내 전역에서 1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경찰청과 서울시는 집회를 불허한 상태다.

김 총리는 그럼에도 민주노총이 집회를 강행할 뜻을 굽히지 않자 이날 오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서울 중구 민주노총 건물을 찾아가 양경수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한상진 대변인 등 30여명은 ‘집회를 보장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김 총리 일행을 에워싼 채 건물 진입을 막았다.

김 총리는 “지금 절박하다. 어디선가 변이가 퍼져나가기 시작하는데 이게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이라며 집회 자제를 호소했다. “이 상황을 풀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여기에 절박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왜 우리들의 목소리를 막느냐”며 “노동자들의 입을 막는 정부는 필요없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10여분간 대치를 이어갔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산의 기로에 서 있는 중차대한 시기임을 고려해 주말 대규모 집회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산의 기로에 서 있는 중차대한 시기임을 고려해 주말 대규모 집회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이 부위원장은 “(집회를 막는)이 상황이 방역법 위반”이라며 “야구 경기, 콘서트는 되지 않느냐”며 집회 허가를 요구했다. 김 총리가 “신고대로 흩어져 50인 이내로 할 것이냐”는 중재안을 냈지만 이 부위원장은 거부했다.

면담을 거부당한 김 총리는 양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당부했지만, 민주노총은 끝내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826명으로 176일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더구나 국내에서도 전파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정부는 1일로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계획까지 1주일 연기했다.

2일 김부겸 국무총리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일 기자회견에서 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히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스포츠 관람, 야외 음악회, 실내 공연, 사적 모임 인원 제한 확대 등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집회에 대해서는 예외로 규제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뉴스1

2일 김부겸 국무총리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일 기자회견에서 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히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스포츠 관람, 야외 음악회, 실내 공연, 사적 모임 인원 제한 확대 등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집회에 대해서는 예외로 규제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뉴스1

김 총리는 결국 이날 오후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민주노총에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지금 수도권에서의 대규모 집회는 확산되는 코로나의 불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 나의 권리와 자유가 아무리 중요해도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면서 주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의 불법 집회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백신 접종으로 일상에 더 가까워지려는 7월, 희망의 발걸음을 붙잡는 어떠한 행동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만약 집회를 강행한다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엄정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역에 협조한 국민들을 언급하며 “의료진의 땀과 자영업자ㆍ소상공인의 눈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었던 안타까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주말에 예정된 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 자제를 요청하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주말에 예정된 민노총의 전국노동자대회 자제를 요청하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총리는 전체 국민들을 향해서도 “확진자 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흘 연속 80%를 넘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의 90%가 수도권에서 발행하고 있다”며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에서 확진이 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층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과 장소를 중심으로 수도권 전체가 하나가 돼 방역 대응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언제라도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방역 조치를 추가로 강구하겠다”고 했다. 또 “모임과 회식은 당분간 자제하고 백신을 접종 받았더라도 실내와 사람이 많은 실외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 달라”며 “철저한 방역으로 나와 내 가족, 우리 사회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