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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나선 윤희숙 “尹 페이스메이커 아냐…文정부는 탈레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자 당내 경제전문가로 꼽히는 윤 의원은 초선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대선 문을 두드렸다.

이날 윤 의원의 대선 출마문엔 문재인 정부와 여권을 향한 수위 높은 독설이 담겼다. 윤 의원은 “소위 민주화 세력은 권력 유지를 위해 국민을 편 갈라 싸움 붙이기만 하고, 불법과 내로남불을 일삼았다”며 “정권창출을 도운 민노총의 비위를 맞추려고 최저 임금을 2년에 30%나 올려 수많은 청년 일자리를 자동 주문 기계로 바꿔버린 일자리 파괴범”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놓곤 “내 집 마련의 꿈을 박살 내고 전세까지 씨를 말렸다”며 “근성 있게 한 것이라곤 빚내서 돈 뿌리는 것뿐인데 일자리 파괴에다 빚더미까지 청년들에 안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은 앙상한 이념으로 국민 삶을 망치는 탈레반(아프가니스탄에서 결성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정치단체)에게서 권력을 찾아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슬로건으론 ‘경제 회복’을 내세웠다. 윤 의원은 “일자리와 희망을 만드는 길은 단연코 ‘투자하고 싶고 혁신하기 좋은 경제’를 만드는 것뿐”이라며 “좋은 일자리가 넘치는 하이테크 제조업 강국, 서비스업 선진국이자 스타트업 천국, 전 세계가 동경하는 문화 콘텐트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뉴스1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뉴스1

여권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선 “가난하든 부자든 모든 국민에게 세금을 뿌려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한다”며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를 말아먹고도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보면 이런 일을 반복하겠느냐”고 견제구를 날렸다.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자신이 왜 대선에 나섰는지를 굉장히 선명하게 보여줬다”면서도 “우리 사회의 급소인 다음 세대가 자리를 못잡는 문제에 대해선 (회견이) 조금 모자라지 않았나 아쉽다”고 평했다. 다음은 윤 의원과 전화로 나눈 일문일답이다.

본인을 ‘윤석열 스파링파트너’라고 칭했는데
윤 전 총장의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야권 주자 모두가 서로의 스파링파트너다. 서로 경쟁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때로는, 건전한 비판도 할 수 있는 관계가 돼야 한다.
‘탈레반’ 표현 등 선언문 수위가 높다
초고에 넣은 표현인데, 주변에서 빼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내가 꼭 넣자고 했다. 그만큼 정부 실정이 심각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
초선 의원의 한계 지적에 대한 입장은
지금 국민은 국회의원 몇선이냐가 아니라, 누가 경제를 회복시키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지를 보고 있다. 향후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테니 지켜봐 달라.

윤 의원은 지난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나는 임차인입니다’ 5분 연설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라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권유를 받았지만 고사했다가 대선에 직행했다. 당내에선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이준석 대표, 김웅·김은혜 의원 등 초선 의원이 일으킨 신진 돌풍이 재현될 수 있다”(당 관계자)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앞서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론을 비판하며 이목을 끈 윤 의원이 ‘저격수’ 역할을 맡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윤 의원은 전날 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의원 단체 카톡방에서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평한 데 대해선, “망둥이가 뛰니 숭어가 뛴다고 볼 수 있지 않냐”고 웃어 보였다.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의원의 도전은 대선 비빔밥에 꼭 필요한 고명”이라며 “산발적인 인식 공격이나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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