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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日 기습공격식 수출규제, 오히려 자립도 높이는 계기됐다"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기습공격 하듯이 시작된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 자립’의 길을 걸은 지 2년이 됐다”며 “오히려 핵심품목의 국내 생산을 늘리고 수입선을 다변화해 소부장 산업의 자립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 부품 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7.2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 부품 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7.2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ㆍ부품ㆍ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주역들과 함께 소부장 자립의 성과를 나눌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2019년 7월 일본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핵심 산업에 투입되는 주요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한 뒤 2년간 이어진 대응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 대통령이 소부장 관련 현장 방문은 이번이 6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년 우리는 상생과 협력으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향해 전진했다”며 “자신감을 갖게 됐고, 협력의 방법을 알게 됐다. 우리는 위기 극복의 성공 공식을 찾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소부장 수요기업인 대기업은 중소ㆍ중견기업의 손을 잡았다. 그 성과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수출규제에 대한 대응의 핵심으로 산업계의 협력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이어 “50%에 육박하던 불화수소의 일본 의존도를 10%대로 낮췄고, 불화 폴리이미드는 자체기술 확보에 이어 수출까지 이뤘다”며 “EUV(극자외선) 레지스트는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국내 양산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문 대통령,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안홍상 일진하이솔루스 대표이사, 이현덕 원익IPS 대표이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셈볼룸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문 대통령,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안홍상 일진하이솔루스 대표이사, 이현덕 원익IPS 대표이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또 “국내 산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100대 핵심품목에 대한 일본 의존도를 25%까지 줄였다”며 “불과 2년 사이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소부장 중소ㆍ중견기업이 13개에서 31개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부장 으뜸 기업 100개를 육성하고 글로벌 생산 허브가 될 5대 첨단 특화단지를 조성해 기업들의 도전을 더 든든하게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기습공격’, ‘부당한’ 등의 표현을 쓰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부는 뭐든지 자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국제적 분업체계와 공급망을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며 일본과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서도 외교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자 “단호하게 상응 조치 하겠다. 앞으로 벌어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한ㆍ일 무역 전쟁’을 선포했다. 일본의 조치에 대해선 “인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대원칙을 위반하는 행위”, “세계 경제에 이기적인 민폐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불복한다면 역사는 반복될 것”이라며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다. 승리의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했을 무렵 남대문 앞에 '노(보이콧) 재팬',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배너기가 걸렸다. 연합뉴스

2019년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했을 무렵 남대문 앞에 '노(보이콧) 재팬',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배너기가 걸렸다. 연합뉴스

이러한 결정과 관련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일 SNS에 올린 글에서 “당시 일본의 조치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의견은 ‘외교적 방법에 의한 해결’이었다”며 “그런데 문 대통령이 ‘나는 지금이 소부장 독립을 이룰 수 있는 승부처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이런 메시지를 건의할 수 있느냐’고 질책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소부장 독립은 ‘반일’과는 다른 우리 산업과 경제의 ‘국익’”이라며 “아직 가야 할 길과 극복할 과제는 남아있지만 소부장 독립운동은 성공적으로 현재 진행 중”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액은 938만 달러로, 수출규제 직전 해인 2018년 6686만 달러보다 86% 줄었다. 또 다른 규제품목인 EUV 레지스트는 대일 의존도가 50% 이하로 감소했고, 폴리이미드의 의존도는 사실상 제로(0)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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