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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츠랩]저평가 소외주, 참치처럼 다시 펄떡일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코로나에도 깜짝 실적을 올렸고, 코스피200에도 새로 편입됐건만. 너무 조용한 것 아닌가, 싶어서 들여다 보게 된 기업입니다. 동원산업. 네네, 참치하면 떠오르는 그 기업 맞습니다.

참치. 셔터스톡

참치. 셔터스톡

·속 썩이던 미국 자회사, 지난해 ‘통조림 사재기’로 대박
·올해는 ‘코로나 반사이익’ 없지만 안정적인 실적 기대
·PER 6.3배…싼 게 매력이지만 무관심이 걱정

동원산업하면 참치와 원양어선을 떠올리실 텐데요. 참치를 잡는 것은 동원산업이지만 참치캔 만드는 건 동원F&B라고 계열사가 따로 있습니다. 따라서 동원산업은 수산업으로 분류.(참고로 '동원수산'은 아예 오너가 달라서, 아무 상관 없는 기업임에 주의!)

동원산업

그런데 의외로 참치 잡는 수산부문의 매출 비중이 얼마 안 됩니다(13.3%). 절반 가까이가 유통(47.9%)이고, 나머지는 물류(38.5%)이죠. 참치잡이보다는 수산물(참치·연어 등) 가공·판매와 B2B물류를 주로 하는 기업으로 보면 됩니다.

조업 중인 참치잡이 선망선. 동원산업

조업 중인 참치잡이 선망선. 동원산업

일단 참치잡이 전망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 동원산업은 참치떼를 큰 그물로 둘러쳐 잡는 선망어업의 강자입니다. 이 참치는 주로 통조림용으로 쓰이는데, 가격은 태국 방콕거래소 시세로 정해지죠. 지난 5월 참치어가는 톤당 1280달러. 최근 10년 간 참치어가(900~2300달러)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인데요. 약 5년 주기로 참치어가가 2000달러까지 올랐던 점을 생각하면, 좀더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네요.

참치 어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참치 어가.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환율·유가도 실적의 큰 변수입니다. 환율은 오르고 유가는 떨어지는 게 동원산업엔 베스트이겠죠. 현재로선 하반기에 환율도 오르고(달러 강세), 유가도 오를 거란 전망이 주를 이루네요. 유가가 부디 조금만 오르길 바랄 뿐.

최근 수산업계에선 ‘지속가능성’이 가장 큰 화두입니다. 미국·유럽에선 지속가능한 어업 인증(MSC 인증)이 있는 ‘착한 참치’를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는데요. 동원산업도 지난해부터 이런 MSC인증 참치를 수출합니다. 일반 참치보다 비싸니까 수익성은 좋겠죠.

스타키스트 참치캔. 셔터스톡

스타키스트 참치캔. 셔터스톡

동원산업은 참치잡이보다는 수산물 유통업이 더 큽니다. 그 중심엔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가 있죠.스타키스트는 100년 전통(1917년 설립)의 미국 참치통조림 1위 업체(시장점유율 47%)입니다. 동원산업이 델몬트로부터 2008년 샀죠. 1963년 스타키스트에 참치를 납품했던 청년 선장 김재철 회장이 45년 뒤 스타키스트를 인수했다며, 꽤 떠들썩 했더랍니다.

그런데 스타키스트가 대형 사고를 쳤습니다. 바로 참치담합사건! 과거 미국 3개 회사가 참치제품 가격을 담합한 것이 드러나서, 엄청난 형사·민사소송에 휘말렸죠. 수년 간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충당금 쌓는데 바쳤야 했고, 동원산업 주가까지 한동안 휘청.

결국 스타키스트는 지난해 과징금으로 무려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냈는데요. 민사 소송은 아직 좀 남았지만 다행히도 더 충당금을 쌓을 필요는 없다는 군요.

지난해 코로나로 암울했던 그 시기에 스타키스트 실적은 대박 났습니다. 봉쇄조치가 현실화되자 미국인들이 집에 통조림을 쟁여두기 위해 엄청 샀기 때문입니다. 동원산업이 지난해 깜짝실적(영업이익 58.3%↑)을 낸 비결.

스타키스트가 밀고 있는 참치 파우치 제품. 스타키스트 홈페이지

스타키스트가 밀고 있는 참치 파우치 제품. 스타키스트 홈페이지

올해는 작년만큼 미국에서 통조림이 많이 팔리진 않겠죠?스타키스트 실적이 줄어들 것은 확실시. 그래도 스타키스트는 연어와 닭고기, 파우치형 참치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서 앞으로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합니다(더 이상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대신 올해 유통부문에선 작년에 안 팔렸던 횟감용 참치 같은 외식용 고급 제품의 판매가 늘겠죠.

동원산업은 물류 자회사도 있는데요. B2B물류 업체인 동원로엑스(옛 동부익스프레스)와 국내 최대 냉동·냉장 창고인 동원로엑스냉장이 그것. 물류부문은 꾸준히 성장 중입니다.

화끈한 한방은 없지만 그렇게 전망이 나쁜 건 아닌데. 주가는 왜 이럴까요? 5월 초 다른 식품주와 함께 좀 오르나 싶더니 다시 떨어져서 25만원대. 주가수익비율(PER)이 6.3배 밖에 안 되네요. 참고로 음식료 업종의 평균 PER은 11배. 즉 심하게 저평가돼있습니다.

이유를 꼽자면 일단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서(63%) 유통주식 물량 자체가 많지 않고요. 또 코스피200지수에 새로 편입되면서 공매도 대상이 되어버린 탓이 컸습니다. 무엇보다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된 주식인데요. 과연 다시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으려나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이 정도로 싸면 매력 있는 것 아닌가요?

이 기사는 6월 28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https://maily.so/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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