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인당 휴가보상 500만원…감사원이 본 KBS 방만경영

중앙일보

입력 2021.07.02 05:00

지면보기

종합 12면

양승동 KBS 사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 조정안 설명회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뉴스1

양승동 KBS 사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 조정안 설명회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뉴스1

감사원이 한국방송공사(KBS)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현재 그 결과를 정리 중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휴가보상수당 과다 지급 등 KBS의 방만 경영 실태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 KBS가 현재 추진 중인 TV 수신료 인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 이르면 이달 감사결과 공개
2014년 과다 지급 지적에도 증액
수신료 2500원→3800원 인상안
KBS 방만경영, 부정여론 커질 듯

감사원과 KBS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KBS에 대한 '실지(현장)감사'를 실시했다. 2017년 이후 3년만에 실시한 정기감사다. 감사원은 실지감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검토하고 현재는 감사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결과 보고서는 이르면 이달 내에 공개될 예정이다.

휴가보상비, 2014년 지적에도 더 늘어 

감사원의 감사 초점 중 하나는 휴가보상수당 과다 지급이라고 한다. 중앙일보가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실에 요청해 KBS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KBS는 매년 임직원 1인당 500만원 이상의 휴가보상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전경.  임현동 기자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전경. 임현동 기자

구체적으로 2018년은 565만원, 2019년은 521만원이 지급됐다. 사용하지 않아 보상 받은 연차휴가가 1인당 평균 각각 15.9일, 11.9일이었다. 연차휴가 하루당 보상액이 36만원(2018년), 44만원(2019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KBS는 휴가보상수당으로만 2018년 245억원, 2019년 221억원 지출했다. KBS는 두 해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2018년엔 585억원, 2019년엔 759억원 적자였다.

감사원은 2014년 감사 때도 지나치게 많은 휴가보상수당이 경영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당시 감사결과 보고서를 보면, 2008~2012년 1인당 휴가보상수당이 평균 450만원이었다. 감사원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보상수당이 더 늘어난 것이다. 당시 감사원은 연차휴가를 다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장기근속휴가 제도를 만들어 연차휴가는 돈으로 보상하는 문제, 국외연수자에게까지 연차휴가를 부여해 보상비를 준 문제 등을 지적했다.

지난해엔 KBS 아나운서 7명이 휴가를 다녀왔는데도 연차휴가 사용등록을 안 하고 보상수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징계를 받기도 했다. 아나운서들은 1인당 평균 94만원, 최대 213만원의 휴가보상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했다.

"KBS 보지도 않는데 무슨 수신료 인상이냐"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전경. KBS 제공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전경. KBS 제공

KBS에 대한 감사 결과가 발표되면 수신료 인상을 향한 부정적 여론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의 2017년 감사 때도 KBS 직원 중 억대 연봉을 받는 상위직이 60%나 되고, 그 중 74%는 보직 없이 체육관 관리 등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방만 경영 등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만 38건이었다. 다른 기관 감사에 비교해 유독 많은 문제점이 지적된 것이다.

KBS 이사회는 전날 수신료를 현행 월 2500원에서 3800원으로 52% 인상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 조정안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검토한 후 국회에서 확정하게 된다. 하지만 “KBS 어차피 보지도 않는데 무슨 수신료 인상이냐” 등 부정적 여론이 큰 상황이다.

국회에서도 여야 가리지 않고 반대 목소리가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역할과 책임을 먼저 생각하는 공영방송의 모습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며 “수신료 인상 추진,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썼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KBS는 청와대와 민주당의 허락이라도 받았나. 국민이 반대하는 수신료 인상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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