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과 경찰이 실시간 내통" 폭로자측이 들이내민 증거

중앙일보

입력 2021.07.01 21:49

업데이트 2021.07.02 11:10

축구선수 기성용. 뉴스1

축구선수 기성용. 뉴스1

서울FC 소속 프로 축구선수 기성용(32)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폭로자 측이 수사 담당 경찰관을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9일 이들은 서울중앙지검에 공무상 비밀누설죄 혐의로 서초경찰서 소속의 수사관과 팀장 2명을 고발했다. 서초경찰서와 고소인 기성용 간에 유착관계가 의심된다고 주장하면서다.

앞서 기성용 선수는 지난 2월 초등학교 시절 축구부 동성 후배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서초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들에게 5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폭로자 측 “수사상황 실시간 중계하듯 알려” 주장

기성용(FC서울·32)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후배 A(31)씨. 연합뉴스

기성용(FC서울·32)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을 폭로한 후배 A(31)씨. 연합뉴스

폭로자 측 법률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는 “담당 수사관이 수사정보를 기성용 측에게 실시간 중계하듯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폭로자 측과 수사관이 나눈 이야기가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이었던 송상엽 변호사가 배포한 입장문에 실렸다는 지적이다. 당시 송 변호사의 입장문에는 “피의자 측은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두 달 가까이 수사기관 조사를 최대한 미뤄왔다” “수사 준비가 끝난 담당 경찰서를 돌연 교체해달라 요청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 변호사는 또 “고소장을 받아본 뒤 피고소인 날짜를 잡으려 했지만, 고소장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석요구서가 오는 상황도 벌어졌다”며 “고소장을 두 차례 열람신청해서 확인했지만, 첫 번째엔 고소장의 첫 장만 왔었고, 두 번째 열람에서는 고소장의 일부분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고소장을 주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절차상 있을 수 있는 일”

서초경찰서는 이와 관련해 “절차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수사내용을 공유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조사 참석 여부는 통상적으로 공유가 되는 사안”이라며 “수사를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긴밀히 공유하고 있다’라고 볼 만한 사항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고소장 부분에 대해서는 “보통 한 달 정도 여유를 두고 출석요구 날짜를 보내는데 그 날짜에 맞춰서 충분히 고소장을 열람이 가능하다”며 “의도적으로 고소장을 늦게 확인시켜준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고소장을 열람할 경우 고소장의 일부분이 제외될 수 있다고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은 인적사항이나 주요 수사 내용에 대해서 제외하고 보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고소장 열람 등사는 다른 부서에서 담당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측 변호인끼리 감정적으로 비방하면서 격해진 상황이라 이와 상관없이 경찰에서는 절차에 맞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녹취본 공개·변호사 사임…양측 공방전 과열

기성용 선수의 성폭행 의혹을 두고 양측 공방은 과열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29일엔 폭로자 측 법률 대리인인 박 변호사가 기성용 측 전 법률대리인인 송 변호사의 음성을 공개했다. 지난 17일 녹음됐다는 음성 파일에는 송 변호사가 “선을 넘었다”“용서해달라”는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 폭로자 측이 송 변호사를 상대로 건 명예훼손 고소 등을 취하해달라고 부탁하며 사과하는 내용이다. 송 변호사는 지난달 19일 건강문제를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를 두고 기성용 측이 불리해져서 변호사가 사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송 변호사는 “공복 혈당 수치가 200을 넘기는 등 건강이 나빠져서 사임한 것일 뿐 기성용의 결백을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폭로자 측에 용서를 구한 것이 아니라 사임하면서 서로 쌓인 감정을 풀려고 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폭로자 측은 마치 기성용 측에 약점이 있어서 사임하는 것처럼 언론플레이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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