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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부동산 정책 실패" "인사검증 문제” 與주자들이 쓴소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정부의 가장 실패한 정책은 무엇인가?”
“‘조국 사태’에 대한 생각을 밝혀 달라.”
“성범죄 관련 2차 가해 논란이 있는 양향자 의원을 출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가졌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가졌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후보자 프레스데이에서 9명의 후보들을 향해 쏟아진 기자들의 질문들이다. 민주당은 1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공명선거·성평등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를 열고 본격적인 예비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프레스데이는 ‘처음 만나는 국민, 독한 질문’이라는 제목으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취업준비생’ 주자들이 면접을 보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면접관'의 역할은 취재 기자들이 맡았다. 송영길 대표는 인사말에서 “독한 질문으로 백신을 맞아 본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주자들 한목소리로 “文 부동산 실책 뼈아파”

질의응답 내용은 대부분 부동산 실책, ‘조국 사태’, 성범죄 등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 패배한 원인으로 꼽히는 주제들에 집중됐다. 주자들은 ‘현 정부가 가장 실패한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목소리로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주택 정책에 회한이 많다.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많은 정책을 남발했는데 아직도 안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도 “부동산 실책을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시장 신호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개의치 않은 것이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최문순 강원지사도 부동산 정책을 가장 큰 실패한 정책으로 꼽았다.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대선 예비 후보들이 행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후보. 오종택 기자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대선 예비 후보들이 행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후보. 오종택 기자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투기 논란 등으로 불거진 ‘청와대 인사검증 실패론’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검증을 확실하게 하는 제도적 보강이 시급하다. 지금의 검증 방식 갖고는 앞으로도 문제가 나올 수 있다”며 “특히 평판이나 이미지를 갖고 인사를 해서 잘못된 경우가 왕왕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 관련 여러 논의가 있는데, 참모로서 책임지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김 수석 책임론을 제기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도 “‘공직 농단’ 윤석열(전 검찰총장)과 최재형(전 감사원장)을 배출한 것도 우리 정부”라며 “제2의 윤석열·최재형이 없도록 검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성 비위 문제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것에도 주자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지역 보좌진의 성범죄가 불거진 양향자 의원을 출당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내로남불이 재·보선 패배의 큰 원인이었다. (국민이) 민주당에 준 신뢰에 응하지 못해 불신으로 간 것”이라며 “지도부가 과감히 출당 조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른 주자들도 “재·보선 참패 원인 중 성범죄도 결코 자유롭지 않다. 양 의원 출당은 당이 단호한 조처를 해주길 촉구한다”(김두관 의원), “일단 출당했다가 수사 후 무혐의로 나오면 다시 돌아오면 된다”(최 지사)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에 출마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광재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김두관 의원과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 등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공명선거·성평등 실천 서약식 및 국민면접 프레스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에 출마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광재 의원,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김두관 의원과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 등이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공명선거·성평등 실천 서약식 및 국민면접 프레스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사태’ 관련해선 윤 전 총장에게 화살을 돌리는 목소리와 자성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최 지사는 “저는 이 사태를 ‘조국 사태’라 부르지 않고 ‘윤석열 사태’라 부르고 있다”며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을 임명한 것에 윤 전 총장이 반대해 검찰 조직을 동원해 수사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광재 의원도 “윤 전 총장이 대선에 나올 라이벌을 죽이기 위한 수사를 했다. 가혹했다”며 “왜 검찰개혁을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극적 사례”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꿩 잡는 매’를 자처한 추 전 장관은 이날도 “윤 전 총장이 대선에 직행하면서 문제투성이란 것을 (국민들이) 알게 됐다”며 “추·윤 갈등이 문제가 아니라 윤 전 총장이 부적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다만 조국 사태 관련 청년층의 박탈감을 의식한 발언도 있었다. 이 의원은 “교육의 기회, 사다리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는 고민”이라며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아니라, 방방곡곡에서 용 나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양 지사도 “조국 가족 관련 민주당과 국민의 시각이 달랐다”며 “당시 흐름을 인식하고 방향을 전환해야 했는데 아쉽다. 다시 내로남불의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1강’ 이재명, “단일화 자연스러운 일”

이날 행사에선 후보들 간 서로를 지목해 궁금한 것을 묻거나 비판하는 시간도 있었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최연소 후보인 박 의원을 지목해 “투자할 돈이 남아도는 시대에 법인세를 감면해 투자를 늘리는 게 가능할지 듣고 싶다”며 박 의원의 ‘법인세 감면 공약’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박 의원도 이 지사를 지목해 “저와 이 지사는 한다면 하고, 성과를 낸다는 점에서 비슷한 게 많다”며 “구태·계파 정치를 넘어서는 후보를 과감히 지지해줬으면 좋겠다. 이 지사와 양자구도를 만들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하겠다”고 맞받았다.

정 전 총리와 단일화를 선언한 이 의원은 “만에 하나 진다면 남자답게 열심히 도울 것”이라면서도 “내가 이길 것이라 확신한다. 정 전 총리와 단일화를 통해 멋있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이 주춤한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는 “원래 승리의 드라마는 경선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정 전 총리), “시간이 갈수록 국민이 후보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합리적 선택을 할 것”(이 전 대표)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문 후보들 간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이 지사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며 “저도 가능하면 연대 해보고 싶은데 잘 안 된다”며 웃는 여유를 보였다. 이 지사는 “경쟁에 있어서 실력을 겨루는 데는 그것(단일화)도 충분히 가능한 방식이고 저로서는 이해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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