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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2주뒤 델타 변이 50%" 올림픽 22일앞 확진자 급증 '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림픽 개막(23일)을 20여 일 앞두고 개최지 도쿄(東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이 중 30%가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인도 변이)에 감염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일본 정부의 '관중 있는 올림픽'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주일 하루 평균 508.4명으로 최고 4단계 #델타 변이 30%..."이달 중순엔 주류 될 것" #만연방지 2주 연장해 올림픽까지 이어갈듯 #'무관중' 현실화 속 백신 접종에 기대

지난달 25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도쿄 올림픽박물관의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5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도쿄 올림픽박물관의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일 NHK에 따르면 이날 도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73명으로 일주일 전 같은 요일(619명)과 비교해 50명 이상 늘었다. 전날인 6월 30일엔 714명으로 하루 전(476명)에 비해 238명 증가했다. 도쿄의 하루 확진자가 700명을 넘은 건 긴급사태가 발령돼 있던 지난달 26일(743명) 이후 35일 만이다.

6월 30일 일본 전국 하루 확진자 수는 1821명으로 전날(1380명)보다 441명 늘었다. 전국적으로 감염자가 조금씩 증가하는 가운데 도쿄의 증가세가 유독 가파른 모양새다. 지난 일주일간 도쿄의 하루 평균 확진자는 508.4명으로,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상황 분류상 가장 심각한 4단계인 '폭발적 감염 확산' 수준에 도달했다.

더 큰 문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도쿄 등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 중 약 30%가 인도에서 확산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된다는 분석 결과를 지난 30일 내놓았다. 올림픽이 시작되는 이달 중순 무렵에는 델타 변이가 50%를 넘어 주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도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 도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 후생노동성 코로나19 전문가 회의도 같은 날 "도쿄 등 수도권의 감염 재확산이 강하게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스가, "무관객도 선택할 수 있다"

도쿄에는 지난달 20일까지 긴급사태가 발령돼있다가 21일부터 한 단계 아래인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이하 중점조치)'로 전환됐다. 현재 증가세로는 다시 긴급사태를 발령해야 하지만, '긴급사태 하에서의 올림픽'은 어떻게 해서든 피하고 싶은 것이 일본 정부의 속내다.

따라서 정부는 오는 11일로 예정된 중점조치를 해제하지 않고 2주에서 한 달 연장하는 방향으로 논의에 들어갔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2주만 연장된다 해도 중점조치 하에서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게 된다.

지난달 30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도쿄 아사쿠사에 있는 센소지 앞 상점가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도쿄 아사쿠사에 있는 센소지 앞 상점가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따라 올림픽 경기장에 '정원의 50%까지, 최대 1만명' 규모로 관중을 수용하겠다는 계획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1일 일본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과 관중 상한선을 결정하면서 "7월 12일 이후에도 긴급사태 및 중점조치가 발령돼있을 경우 '무관중'을 포함해 재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붙였다.

1일 아사히 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도 무관중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동안 '유관중 개최'를 고집해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번에도 무관객도 있을 수 있다고 언명했다. 국민의 '안전·안심'을 최우선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도 회견에서 "무관중도 시야에 넣어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긴급사태가 발령되면 무관객, 중점조치 하에서는 상황에 따른 정치 판단"이라는 견해가 나온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코로나19 대응을 맡은 정부 관료는 "총리관저에는 올림픽에 관중을 넣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이 많다. 아슬아슬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결정 직전까지 백신 접종에 총력을 기울이겠단 분위기다. 특히 감염자 수가 증가해도 백신 접종을 마친 고령자 감염이 줄면 병상 압박은 피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올림픽 개최에 영향이 크지 않을 거란 견해도 나온다.

후생노동성이 집계한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지난달 30일 기준 23.32%(2964만5387명), 2차 접종률은 12.01%(1526만5185명)다. 하루 접종횟수는 70~100만회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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