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가계대출 문 좁아진다…DSR 40% 규제 시작

중앙일보

입력 2021.07.01 11:35

업데이트 2021.07.02 11:29

시중은행 가계대출의 문턱이 높아졌다. 소득에 따라 대출한도를 정하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되는 대상이 넓어지면서다. 반면 무주택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는 완화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햇살론뱅크 업무협약식 및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간담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에게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을 최소화해달라"고 말했다. 뉴스1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햇살론뱅크 업무협약식 및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간담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에게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을 최소화해달라"고 말했다. 뉴스1

각 시중은행들은 1일부터 DSR 40% 규제를 도입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가계 빚 급증세에 지난 4월 금융 당국이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날 시중은행장에게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을 최소화해달라”며 “상환능력 범위에서 대출을 취급하는 관행이 정착되도록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강조했다.

DSR은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원금+이자)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예컨대 연 소득이 5000만원인 사람이 매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2000만원이면 DSR은 40%가 된다. 담보가 아닌 소득에 따라 대출 한도가 결정되는 만큼, 소득이 적은 서민의 경우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금융당국이 정한 DSR 규제 한도는 시중은행 40%,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60%다.

DSR 규제는 모든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6억원이 넘는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83.5%, 경기도 아파트의 33.4%가 적용 대상이다. 기존에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에만 DSR 규제가 적용됐다.

신용대출은 연 소득과 관계없이 기존 대출과 신규 대출액을 합해 1억원이 넘을 경우 DSR 규제가 적용된다. 기존에는 연 소득 8000만원 이상이고,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을 때만 DSR이 적용됐다. 소득 외 상환 재원이 인정되는 전세자금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보험계약대출 등은 DSR 산정 때 제외된다.

DSR 확대도입 계획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위원회]

DSR 확대도입 계획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이날 시중은행에는 신용대출 한도를 중심으로 DSR 규제 관련 문의가 이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많은 지점을 중심으로 고액 신용대출 연장이나, 중도금 대출 시 규제 적용 여부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 신용대출을 증액하거나 다른 신용대출로 갈아탈 때는 규제 적용을 받지만, 연장이나 재약정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7월 이후 대출을 받더라도 6월 30일까지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납부한 사실을 증명할 경우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DSR 규제가 적용되며 신용대출과 관련해 주의해야 할 점은 만기 산정 기한 축소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신용대출은 실제 만기와 상관없이 만기 10년을 적용했는데, 앞으로는 7년으로 줄어든다. 예컨대 7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기존에는 1년에 갚아야 할 원금을 700만원으로 봤지만, 앞으로는 1000만원으로 간주한다.

같은 금액을 대출받더라도 갚아야 할 원리금을 더 크게 보는 만큼 대출한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만기 산정 기한은 내년 7월부터는 5년으로, 23년 7월부터는 실제 만기(마이너스 통장은 1년)와 동일하게 산정한다.

대출 가능 금액 얼마나 줄어드나_6억원 아파트.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대출 가능 금액 얼마나 줄어드나_6억원 아파트.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담보인정비율(LTV) 규제와 상환 기간이 긴 만큼 DSR의 영향이 적고, 신용대출도 1억원 넘을 때만 적용돼 올해는 규제 강화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다만 DSR 적용 대상이 더 넓어지고 산정 만기가 짧아지는 내년부터는 신용대출과 주담대를 동시에 받아 집을 구매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7월부터는 총 대출이 2억원 초과 시, 23년 7월 이후에는 총 대출이 1억원이 넘으면 DSR 40%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대출규제 강화로 대출 문이 좁아진 저소득층이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몰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비은행권은 DSR 60%가 적용돼 은행에서 DSR 40%까지 대출을 받은 뒤 저축은행 등에서 추가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소득이 적은 청년층의 미래 소득을 인정해 DSR을 산정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한 만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서는 금리 차이 등에 따른 풍선효과는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민·실수요자 주담대 우대요건 완화 대책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서민·실수요자 주담대 우대요건 완화 대책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융위원회]

무주택 서민 대상 LTV 규제 완화…40년 모기지도 신설

한편 무주택 서민·실수요자의 주담대 우대요건은 완화된다. 소득 기준은 부부합산 8000만원 이하에서 9000만원 이하(생애최초 9000만원 이하→1억원 이하)로, 주택가격 기준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는 6억원 이하→9억원 이하(조정지역 5억원 이하→8억원 이하)로 완화된다. LTV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는 6억원 이하에 60%, 6억∼9억원 구간의 초과분에 50%를 각각 적용하게 된다. 다만 최대 대출 한도는 4억원이고 DSR 규제가 적용된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40년 초장기 주담대 상품도 신설된다. 만 39세 이하 청년과 혼인 7년 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고정금리로 40년 만기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보금자리론은 집값 6억원·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부부 8500만원)일 때 받을 수 있다. 적격대출은 소득 요건이 없고 주택가격 9억원 이하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이용할 수 있지만, 금리가 보금자리론보다 약간 높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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