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도 솥 모양으로 찍은, 요리에 진심인 양반… 조선 요리책 첫 ‘보물’ 된다

중앙일보

입력 2021.07.01 11:31

수운잡방의 내지. 작성자인 탁청공 김유(1491~1555)는 책에 찍는 도장도 솥 모양의 도장을 썼다. 자료 문화재청

수운잡방의 내지. 작성자인 탁청공 김유(1491~1555)는 책에 찍는 도장도 솥 모양의 도장을 썼다. 자료 문화재청

조선시대 안동 양반가의 음식 조리서가 보물로 지정된다. 요리책이 보물로 지정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1일 경북 안동 유학자 집안에서 3대가 저술한 한문 필사본 음식조리서 『수운잡방』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 광산김씨 후손이 소장하고 있던 23장짜리 책으로,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요리책이기도 하다.

‘수운잡방’은 ‘즐겁게 먹을 음식을 만드는 여러가지 방법’이라는 의미다. 주역의 ‘구름 위 하늘에서 군자는 마시고 먹으며 잔치를 벌여 즐긴다(雲上于天, 需, 君子以飮食宴樂)’는 문구에서 유래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이어 쓴 요리책… 114종 중 57종이 술 이야기

조선시대 유학자 김유(1491~1555)와 손자 김영(1577~1641)이 3대에 걸쳐 총 114종의 음식을 만드는 법을 썼다. 술에 관한 내용이 57종으로 가장 많고, 김치류 14종, 장류 9종을 비롯해 면류, 찬물류 등 다양한 요리법을 담았다. ‘오천양법(안동 오천지방 술 빚는 법)’ 등 안동 양반가 음식을 만드는 법도 여럿 담겼다.

『수운잡방』은 조선 시대 양반들이 제사를 받드는 문화인 ‘봉제사(奉祭祀)’와 손님을 모시는 문화인 ‘접빈객(接賓客)’을 잘 보여주고, 우리나라 전통 조리법과 저장법, 조선 초‧중기 음식 관련 용어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문화재청은  “조선 전기의 요리서가 드물어, 『수운잡방』은 희소성‧독창성이 커서 역사적‧학술적인 가치가 인정된다”며 “저자가 직접 쓴 원고본이고, 후대의 전사본(傳寫本, 베낀 글)도 전해지지 않은 유일본으로서 책 자체의 가치도 크다”고 덧붙였다.

보물 지정예고된 '예념미타도량참법'에 수록된 삼세불(三世佛) 판화. 자료 문화재청

보물 지정예고된 '예념미타도량참법'에 수록된 삼세불(三世佛) 판화. 자료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수운잡방』 외에도 고려시대의 금속공예 기술을 보여주는 ‘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 일괄’과 불경 ‘예념미타도량참법 권 1~5’도 함께 보물 지정예고했다. 3건의 문화재는 30일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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