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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베이 접은 롯데 반격…'빅 데이터'가 히트상품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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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물러선 롯데쇼핑이 하반기부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Data Driven Decision Making·이하 DDDM)을 강화한다. 네이버나 쿠팡, 신세계 등 3파전으로 압축된 이커머스시장에서 빅데이터 카드를 들고 반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빅 데이터 활용한 의사결정(DDDM) 강화 #하반기부터 의사결정에 적극 반영하기로

롯데쇼핑 측은 지난달 30일 "7월부터 온라인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새로 뜨는 브랜드를 추천하는 '트렌드 센싱(Trend Sensing)'과 점포별 특성을 반영해 적합한 브랜드 구성을 돕는 '엠디 어드바이저(MD Advisor)'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두 시스템은 한 마디로 빅 데이터(Big Data)를 활용해 온라인의 히트 상품을 가려내고, 점포의 상품이나 브랜드 구성을 소비자 수요에 맞춰 체계화하도록 돕는 도구다.

빅 데이터 활용은 최근 수년간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였다. 시장 흐름과 소비자의 취향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생존은 물론 경쟁력 향상에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 브랜드 발굴과 점포 브랜드 구성 등에 빅 데이터를 대대적으로 활용하는 건 롯데쇼핑이 처음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상품기획(MD) 단계에서 기존엔 발로 뛰었다면 데이터를 활용하면 시장 변화를 스마트하게 반영할 수 있고 결국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 800만건 분석해 온라인 트렌드 파악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관 9층에 문을 연 미디어아트 전시관 '그라운드시소 명동'의 모습. [사진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관 9층에 문을 연 미디어아트 전시관 '그라운드시소 명동'의 모습. [사진 롯데쇼핑]

DDDM 경영의 1탄 격인 '트렌드 센싱'은 롯데백화점 입점 브랜드뿐 아니라 미입점 브랜드와 관련한 온라인상 트렌드 변화를 읽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하루 800만 건의 '소셜 버즈(SNSㆍ뉴스 등 온라인에서 개인이 생산하는 정보)'를 매일 분석해 어떤 브랜드가 뜨고 지는지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새로 입점시킬 브랜드를 발굴한다. 롯데쇼핑은 현재 400여 개 패션 브랜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모티터링하는 브랜드는 매월 업데이트한다. 또 패션 뿐 아니라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리빙 등으로 분석 대상도 넓힌다. 롯데쇼핑 측은 "온라인에서 매월 브랜드의 매력도를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점포 구성에도 반영할 것"이라며 "특히 온라인 트렌드에 민감한 MZ 세대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빅 데이터로 점포별로 맞춤형 브랜드 구성  

전국의 점포별 특성을 반영할 'MD 어드바이저' 시스템도 운용한다. 전국의 점포들은 기존엔 단순 구매 데이터를 통해 주요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했다. 그러다 보니 왜곡도 많았다. 한 예로 영캐주얼 브랜드의 주요 소비자를 40~50대 여성으로 파악하곤 했다. 자녀의 옷가지를 대신 사는 부모를 실제 소비자로 파악한 것이다. 'MD 어드바이저'는 이런 소비자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매자의 가구 유형이나 추정 소득 등의 추가로 데이터를 분석한다.

빅 데이터로 본 롯데백화점의 올 상반기.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빅 데이터로 본 롯데백화점의 올 상반기.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렇게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하면 주요 소비자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점포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 마케팅 계획도 세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잠실점의 경우 고소득 직장인ㆍ신혼부부ㆍ영유아가 있는 가구 유형을 반영해 마케팅 계획을 세우는 식이다. 최성철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은 "과거 롯데백화점은 '언제 가도 안정적인 쇼핑을 할 수 있는 장소’였다면 앞으로는 점포별 상권을 정확히 분석해 특성에 맞는 맞춤형 브랜드 라인업을 짤 것"이라고 했다.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더 구체화하고 세분화한 소비자 수요와 변화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지배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봉에는 오는 8월 문을 여는 동탄점이 있다. 롯데백화점으로선 52번째 오프라인 점포(아울렛 20곳 포함)이자, 7년 만에 개점하는 점포다. 롯데쇼핑 측은 "경기 동탄시는 소득수준이 높은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한다는 상권 특성이 뚜렷한 만큼 그에 맞춰 다양한 문화, 리빙 콘텐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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