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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프로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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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바디 프로필(body profile)은 말 그대로 신체를 촬영한 사진이다. 평범한 MZ세대에서 유행하지만 아무렇게나 막 찍은 사진은 아니다. 수개월 동안 고강도의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멋진 몸매를 만든 후, 전문 사진 스튜디오에서 의상·헤어·메이크업 콘셉트까지 상담하고 촬영한다. 6개월 후 예약까지 꽉 찬 인기 스튜디오의 경우, 한 콘셉트당 포토샵 보정 사진 2장을 만들어주는 비용이 40만원 대부터 시작된다.

MZ세대가 ‘몸’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복합적이다. SNS를 통해 일상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게 자연스러워졌고, 코로나19로 인해 평범한 일상이 무너지자 오히려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같은 루틴 만들기 트렌드가 생겼다.

대학교 3학년 김도현씨는 올해 3월 바디 프로필 사진을 촬영했다. 청춘의 기록을 위해서다. [사진 김도현씨 제공]

대학교 3학년 김도현씨는 올해 3월 바디 프로필 사진을 촬영했다. 청춘의 기록을 위해서다. [사진 김도현씨 제공]

올해 대학교 3학년인 김도현(27·사진)씨는 3월 말 바디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지난해 12월 전역했는데 군대에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다 보니 몸이 좋아져서 젊은 날의 추억으로 기록하고 싶었다”는 게 이유다. 그는 “몸을 망가뜨리기 싫어 지금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3년차 진혜주(27세)씨는 지난해 10월 바디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 그는 “척추측만증이 심해 교정 차원에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이왕 하는 운동,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기 위해 바디 프로필 촬영을 계획했다”며 “몸매는 촬영 전으로 돌아갔지만 운동 습관은 여전히 남아서 건강한 일상을 유지한다”고 했다.

바디 프로필 유행을 외모지상주의의 단면이라고 비판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우울한 시대를 건강한 노력과 성취감으로 돌파하려는 청춘의 모습이기도 하다.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