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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도부, 의원들에 전화해 尹회견 참석 말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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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호 기자 중앙일보 논설위원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장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초 35명 선까지 참석할 전망이었으나 당 지도부가 참석을 말려 24명만 참석하게 됐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정진석 의원이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전화해 참여를 독려한 결과 당초엔 36~7명까지 참석할 뜻을 밝힌 것으로 집계됐다”며 “그러나 당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가급적 참석하지 말라는 뜻을 전함에 따라 마음을 바꿔  불참한 의원이 10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한 의원은 “당 대표실 고위 관계자가 최소한 의원 2명에게 전화해 ‘당 밖 사람(윤석열) 행사에 너무 많이 갈 것 있나’는 취지의 말을 해, 그 2명은 불참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지도부가 윤 전 총장 행사에 의원들 참석을 만류한 이유는 윤 전 총장과 대권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대표가 가깝기 때문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이어 “결국 당 지도부는 윤석열 전 총장이 당 바깥에서 힘이 세지는 것을 꺼리는 것 아니냐. 야권 최고 유력 주자인데 품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당의 지상 과제인 정권 교체의 대의를 망각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당 고위 관계자는 “당에서 공식적으로 참석을 막은 적 없다”고 했다. 그는 “다만 개인적으로 친한 의원 한두명에 게 전화해서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참석할까 고민 중이다’고 하길래 ‘참석하는 건 좀 안 그렇나(아니지 않나)’고 했을 뿐이다. 그러나 최종 결단은 의원의 자체 판단”이라고 했다. 그의 설명이다.“윤 전 총장과 친분이 깊은 정진석, 권성동, 유상범 의원 등이 행사장에 가는 거야 그럴 수 있지만, 윤 전 총장이 입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밖의 의원 여러 명이몰려가면 자칫 계파 줄서기로 비칠 우려가 있다. 당장 이튿날 언론에 ‘국민의힘 내 ‘윤석열계’ 윤곽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이란 평가가 나왔지 않나.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의원들이 이렇게 미리 ‘윤석열파’로 낙인찍히면 경선 관리해줄 사람이 없어진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그런 행사(회견)를 하면 많은 의원을 동원하려 할 것 아닌가. 그래서 의원들이 몰려가는 대신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이 (대표로) 가 줬으면 했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불참하라고 할 수도 없어 지켜만 봤다. 원내대표실도 비슷한 생각이다”
이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워 대표실이 의원들의 윤 전 총장 회견 참석을 막았을 것”이란 설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옆에서 보니 이 대표는 유 전 의원과 교감도 없더라. 또 유 전 의원과 가까운 이들은 당직 배분에서 오히려 더 불리하게 된 형국”이라고 부인했다.
국민의힘 의원 24명은 29일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 1시간 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 입장해 윤 전 총장과 5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은 의원들에게 일일이 인사한 뒤  “망가진 나라를 우리 의원님들과 함께, 우리 국민과 함께 바로 세우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고맙다”고 말했다고 한다. 의원들은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박수로 화답했다고 한다. 행사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 24명은 정진석, 권성동, 이달곤, 김성원, 박성중, 백종헌, 서일준, 안병길, 엄태영, 유상범, 윤두현, 윤주경, 윤창현, 김선교, 이만희, 이용, 이종배, 정점식, 정찬민, 지성호, 최형두, 태영호, 한무경, 홍석준 의원이었다. 이 밖에 국민의 힘에 있다가 탈당한 무소속 송언석 의원도  참석했다.

강찬호 기자

대표실,의원들에 전화해'좀 그렇지 않나' #'당 밖 사람 행사에 많이 갈 것 있나' 고도 #"이에 참석하려던 10여명 불참으로 선회" #"참석 예정자 36~7명중 24명만 나타나" #"유승민 가까운 대표실이 윤 견제한 것" # 대표실은 "참석 막은 적 전혀 없어" # "유승민과 교감 없고 '친유'들은 불이익" # "'줄서기 등 부작용 우려해 지켜본 것뿐" # 의원 2명에 만류성 전화한 사실은 인정 # 5시유튜브 '강찬호 투머치토커'상세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