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가기 싫어"…재택근무 축소에 '대 사표' 흐름 시작

중앙일보

입력 2021.06.30 11:57

업데이트 2021.06.30 14:16

재택근무. 셔터스톡

재택근무. 셔터스톡

“’대 사표(Great Resignation)’의 흐름이 시작됐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감염병의 확산 세가 진정되자 사무실 복귀를 꺼리는 이들의 퇴직이 늘고 있는 현상을 두고 미 CNBC가 29일(현지시간) 이같이 표현했다. 재택근무에 적응한 근로자들이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는 회사를 등지고 근무 환경이 나은 직장으로 이직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 내 감염병 확산 세가 줄면서 직장을 그만두는 근로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집계된 퇴직자는 400만명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퇴직률도 지난해 4월(1.6%) 이후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 4월 2.7%까지 올라갔다. 1년 사이에 1.1%포인트가 상승했다.

코로나19확산 세가 진정되며 사무실 복귀를 꺼리는 이들이 근무환경이 나은 곳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력운용 전문업체인 라살 네트워크가 미국 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35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70%가 “오는 가을 안으로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를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재택근무에 적응한 근로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미 경제매체인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지난달 미국 내 근로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사무실 복귀를 원하지 않거나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1%는 “일주일에 최소 2~3일은 재택근무를 원한다”고 말했다. “모든 근로를 사무실에서 하고 싶다”고 답한 이는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앤서니 클로츠 텍사스A&M대 교수는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근로자들을 강제로 사무실로 복귀시킬 계획이 생겨나면서, 다수의 근로자가 이른바 ‘월요병(Sunday Scaries)’을 극단적인 형태로 경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다른 직장으로의 이직을 미룬 근로자들이 최근 경기가 좋아지자 다시 퇴직을 결심하는 경우도 많아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이 나빠지며 퇴직률이 크게 줄어드는 ‘기저효과’를 일으킨 셈이다.

CNBC에 따르면 미국 내 구인·구직 업체 ‘몬스터 닷컴’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5%가 이직을 고려한다고 했으며, 응답자의 92%가 현재 종사하는 업종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이직을 고려하는 이들 대부분이 “(과도한 업무에 따른) 번아웃 현상과 미래 성장의 기회가 보이지 않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스콧 블럼슬랙 몬스터 닷컴 부사장은 “코로나19 확산 당시 사람들이 (현 직장에서 퇴직하지 않고) 발이 묶인 상태였다면, 현재는 (구직자들의) 자신감이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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