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30년 숙원 ‘맑은 물’ 물꼬 트나…창녕·합천 반발 변수로

중앙일보

입력 2021.06.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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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면

24일 세종청사에서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을 의결한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 회의. [사진 부산시]

24일 세종청사에서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을 의결한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 회의. [사진 부산시]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이후 지난 30년간 낙동강 대신 맑은 상수원을 요구해온 부산시민 염원이 성사되는 첫 단추가 끼워졌다. 지난 24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가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을 심의·의결해서다. 이로써 통합물관리방안은 환경부 정책으로 공식 채택돼 향후 행정절차를 거쳐 시행된다.

낙동강 물관리 방안, 24일 심의 통과
2028년까지 취수원 늘려 수질 개선
부산 식수, 합천·창녕서 42만t 조달
‘낙동강보 고착화’ 환경단체도 반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는 먹는 물(수돗물)의 낙동강 본류 의존도가 88%와 66%로 높은 부산·대구시민 식수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용역 등을 거쳐 통합물관리방안을 마련했고 지난해 12월 물관리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합천·창녕 주민과 환경단체 반발이 있었지만 물관리위원회는 지난 5개월여 검토 끝에 안건을 의결했다.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은 2030년까지 낙동강 수질을 II 등급 이상으로 개선하고, 2028년까지 상·하류 취수원을 다변화하는 것이 골자다. 먼저, 수질 개선을 위해 구미 공공하수처리장과 대구 성서공단 폐수처리 시설의 미량오염물질 관리방안 마련, 대규모 산업단지(150만㎡)에 완충 저류시설 추가 설치(19개→26개), 수질 자동측정망 확충(24개→34개), 총유기 탄소(TOC) 수질오염 총량제 도입 등을 추진한다. 이 사업에 2030년까지 3조9000억원이 투입된다.

또 낙동강에서 취·정수한 먹는 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028년까지 합천 황강 복류수 45만t, 창녕 강변여과수 45만t 등 90만t을 개발해 경남 중·동부에 48만t을 공급하고, 부산에 42만t을 공급한다. 복류수는 강바닥 깊이 5m 내외에서, 강변여과수는 강 인근 지하 20~50m에서 우물·관을 설치해 채취한다. 부산시와 환경부는 부산시민이 필요로하는 하루 95만t의 먹는 물 가운데 합천·창녕에서 끌어올 42만t을 제외한 53만t은 부산 회동수원지 물 10만t을 개량하고 낙동강 물 43만t을 초고도 정수 처리해 확보할 계획이다.

통합물관리방안이 확정됨에 따라 정부는 다음 달 말쯤 총리실·환경부 등 정부와 영남권 5개 시·도, 구미시·합천군·창녕군 등이 참여하는 상생 협정을 맺고 지역별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어 2022년까지 사전타당성 검토와 예비타당성 조사, 설계 등을 거쳐 2025년 착공해 2028년 완공할 계획이다. 부산 물 공급을 위해서는 황강 복류수 취수지점인 합천군 적중면 황강 하류에서 물금취수장까지 112㎞, 강변여과수 취수지점인 창녕군 길곡면 증산리에서 물금취수장까지 45㎞에 관로(지름 2m)를 깐다. 이 관로 설치와 낙동강 원수 초고도처리 등에 1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합천·창녕 주민이 취수지점 일대의 규제 강화와 물 이용 애로 같은 피해를 우려하고, 환경단체는 낙동강 보를 고착화하고 본류 수질 개선을 포기하는 방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향후 사업이 구체화하면 반발은 더 거세질 전망이어서 취수원 다변화 사업이 계획 기간 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환경부는 합천·창녕 주민을 위해 상생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고 소득향상 사업 등을 펼칠 예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민이 필요로 하는 대체 수량만큼 가져오지 못해 아쉬움은 있으나 수자원도 소중한 자산이므로 합천·창녕 주민을 위한 상생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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