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의 치밀한 세 모녀 살해 “급소 검색, 흉기 훔쳐 피해자 쉬는 날 범행”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18:31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지난 4월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마스크를 벗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지난 4월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다 마스크를 벗었다. 연합뉴스

검찰이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은 피해자의 쉬는 날까지 감안한 치밀한 계획범죄라고 밝혔다.

29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은 구속된 김태현(25)이 범행 동기와 당시 상황 등을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장소를 피해자들의 주거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딱히 다른 곳이 생각나지 않았다. 피해자가 늦은 시간에 퇴근하기 때문에 그 전에 집에 들어가 범행을 준비할 생각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집에 남자가 있어도 제압했을 것”이라며 “그때는 그 정도로 배신감과 상처가 컸으며, 시간이 갈수록 응어리가 지고 화가 커져 범행했다”고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범행 날짜는 피해자 중 큰딸이 출근하지 않는 날을 미리 파악해 범행 날짜를 골랐다고 답했다. 김씨는 큰딸이 범행 당일인 3월 23일 이후 24일과 25일 이틀간 출근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전에 파악했다.

그는 “범행에 사용할 도구를 돈 주고 사는 것은 꺼림칙해 훔쳤다”고 말하고 이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경동맥’ 등 급소를 검색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가족을 살해한 것이 우발적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피해자 중 동생을 먼저 살해한 뒤에는 "이제 벗어날 수 없고 잡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일 김씨는 모친과 동생을 먼저 살해한 뒤 피해자 중 큰딸을 살해하기 전 잠시 대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모친과 동생을 살해한 뒤 집에 머물던 김씨는 퇴근한 뒤 귀가한 큰딸을 마주하자 다른 곳에 신고하거나 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칼을 든 채 휴대전화를 먼저 빼앗았다.

이후 큰 딸이 칼을 내려달라고 설득한 뒤 칼을 빼앗았지만, 서로 실랑이하다 결국 김씨가 흉기를 다시 빼앗아 살해했다. 김씨는 피해자들의 주거지에서 이후 자살을 하기 위해 자해했으나 상처가 깊지 않았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자신이 왼팔에 자해한 흔적을 담담하게 재판관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김씨의 사이코패스 점수는 17점으로 재범 위험성 중간 정도에 이른다. 거절에 대한 높은 취약성, 과도한 집착, 피해의식적 사고와 보복심리 등을 가진 것으로 심리분석 결과 드러났다. 다음 재판은 7월 19일에 열린다.

이해준·이가람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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