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점 소송 승리…페북 상장 9년만에 '시총 1조 달러 클럽'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18:00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의 로고. 페이스북은 2012년 인스타그램, 2014년 왓츠앱을 인수했다.[AFP=연합뉴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의 로고. 페이스북은 2012년 인스타그램, 2014년 왓츠앱을 인수했다.[AFP=연합뉴스]

세계적인 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이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기업 중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구글)에 이어 5번째로 시총 1조 달러(약 1131조원) 고지를 밟았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전날보다 4.2% 오른 355.6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다. 2012년 5월 상장한 뒤 9년 만이다. 상장 당시 1040억 달러이던 시총은 10배로 늘었다.

설립 17년 만에 시총 1조 달러 돌파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 시가총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 시가총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2000년 이후 설립된 회사 중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긴 기업은 페이스북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북은 2004년 설립됐다.  MS가 상장 이후 시총 1조 달러에 이를 때까지 33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초단기간에 시총 1조 달러란 영예를 거머쥔 것이다.

페이스북의 시총 1조 달러 고지 정복은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속 지난해 IT 업체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하면서다. 페이스북도 그 흐름에 함께 했다.

페이스북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48% 증가한 262억 달러였다. 주가는 올해 초에 비해 약 30%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로나 19 유행으로 인해 지인 또는 기업과 연락을 유지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대한 대중의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페이스북 이용자 수의 꾸준한 성장과 디지털 광고에 대한 강력한 수요로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페이스북 주가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페이스북 주가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美 법원 “FTC, 독점 근거 제시 못해” 

탄탄하게 쌓아 올린 실적과 그에 따른 주가 오름세에 제대로 기름을 부은 건 이 날 전해진 낭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46개 주 정부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승소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워싱턴 연방법원은 이날 FTC와 46개 주 검찰총장이 페이스북에 대해 반독점 금지법 위반 혐의를 이유로 제기했던 2건의 소송을 기각했다.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 시장의 60%를 초과 지배한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데 FTC가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2012년)와 메신저 왓츠앱 인수(2014년)를 무효화 해달라고 요구한 주 정부의 반독점 소송 역시 너무 늦었다며 기각했다.

아마존 저격수라 불리는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EPA=연합뉴스]

아마존 저격수라 불리는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EPA=연합뉴스]

페북, 반독점 싸움에서 큰 승리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정부 규제와의 싸움에서 ‘큰 승리’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판결로 바이든 정부의 대형 IT기업(빅테크) 옥죄기 시도에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바이든 정부는 아마존 등 ‘빅테크 저격수’로 불리는 리나 칸 컬럼비아대 교수를 지난 15일 FTC 위원장에 임명하며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규제 강화에 나서왔다.

WSJ은 “(바이든 정부의) 행동이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페이스북이 큰 승리를 거머쥐었다”며 “(이번 판결은) 수십 년 동안 독점 금지법 해석의 범위를 좁혀 온 연방법원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판결은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려는 바이든 행정부가 앞으로 마주치게 될 도전의 전조일 수 있다”고 봤다.

물론 상황이 쉽게 종료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연방법원의 판결에 반발한 미 정치권이 즉각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 소위의 켄 벅 의원(공화당)은 “페이스북에 대한 FTC 소송에서 오늘 일어난 일은 반독점(법) 개혁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트위터에 썼다.

지난 2019년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AFP=연합뉴스]

지난 2019년 미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AFP=연합뉴스]

벼르는 美의회, “반독점법 개정해 규제”

이미 하원에서는 초당파 의원들이 반독점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심의를 시작했다. 이날 판결이 향후 법안 내용의 논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백악관도 빅테크 규제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이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빅테크의 독점을 막을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행정명령에는 특정 정부 기관이 주요 산업 분야 내 독점을 막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할지에 대한 세부 사항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에밀리 시몬스 백악관 대변인은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미국의 경쟁 시스템을 바로잡는 데 전념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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