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박' 대명사 베트남 펀드 '대박' 변신…지금 들어가도 될까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17:32

업데이트 2021.06.29 17:53

'반 토막 펀드' '쪽박 펀드'의 대명사였던 베트남 펀드가 '제3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들어 수익률이 평균 30%를 웃돌면서 전체 국내외 펀드 중 1위에 올랐다. 개별 펀드도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베트남 펀드 성적이 급반전하자 '지금 들어가도 될까' 고민하는 투자자도 나오는 모양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보다 사정을 잘 알기 어려운 만큼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베트남 코로나19 예방 홍보판. EPA=연합뉴스

베트남 코로나19 예방 홍보판. EPA=연합뉴스

74% 수익 낸 펀드도…VN지수 최고치 덕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22개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1%에 달했다. 북미(14.5%)와 유럽(12.5%) 등 선진국은 물론, 인도(24.9%)와 러시아(20.5%)보다 높다. 전체 시장·국가별 펀드 중 1위다.

이 기간 전체 펀드 수익률 상위 10위 중 5개가 베트남 펀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 선물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73.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NH-아문디베트남레버리지' 펀드도 63.1%의 수익을 냈다.

이 밖에도 다수의 펀드가 20~40% 수익률을 거뒀다. 베트남 펀드가 2006~07년 1차, 2017~18년 2차에 이은 세 번째 전성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펀드 성적이 좋은 건 베트남 주가지수가 급등한 덕분이다. 2018년 4월 1200선을 넘었던 베트남 VN지수는 이내 800~900선으로 밀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지난해 3월엔 659선까지 추락했다. 한때 일부 펀드는 최대 50%까지 손실이 났다.

하지만 이후 VN지수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29일엔 1410.04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들어 28.5%나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14.4%)는 물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14.2%)이나 나스닥(12.5%)보다 상승률이 높다.

올 들어 힘 넘치는 베트남 펀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올 들어 힘 넘치는 베트남 펀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VN지수 1500간다" "단기 급등 부담"

베트남 주가가 오른 이유로는 풍부한 유동성과 강력한 코로나19 봉쇄 조치, 개인 투자자 급증, 수출기업 실적 개선 등이 꼽힌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장은 "한국의 '동학 개미'처럼 베트남에도 코로나19 이후 신규 투자자가 대거 몰렸다"고 말했다. KB증권에 따르면 베트남 증시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통상 60~70%(거래대금 기준)였는데, 올해 80%대까지 상승했다.

다만 베트남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환매도 쏟아지는 추세다. 올 들어 베트남 펀드에선 4180억원이 빠져나갔다.

투자자의 관심은 '지금 올라타도 되는지' 여부다. 일단 증권가는 하반기에 VN지수가 최고 150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판 동학개미 운동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9년 4.25%였던 기준금리가 2.5%까지 떨어지는 등 유례없는 저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데다, 백신 접종으로 경기가 확장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점도 지수 상승을 예상하는 이유다.

그렇지만 시장의 경계감도 만만치 않다. 신흥국 시장의 특성상 변동성이 큰 데다, 베트남 증시가 단기간에 빠르게 급등했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주가 급등으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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