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군총장 지명 하루도 안돼 보류…또 부실검증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15:49

업데이트 2021.06.29 17:20

정부가 신임 공군참모총장 지명을 발표한 지 하루도 안 돼 해당 인사를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인호(공사 35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중장)이 신임 공군참모총장에 내정됐다. 연합뉴스

박인호(공사 35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중장)이 신임 공군참모총장에 내정됐다. 연합뉴스

29일 국무총리실과 국방부에 따르면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지명자에 대한 임명안이 이날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방부가 임명안을 인사혁신처로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전날인 28일 박 총장 지명자에 대한 보도자료에서 “6월 29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29일 국무회의에선 심의에 오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공군본부는 30일 계획한 공군참모총장 취임식 행사를 취소했다.

국방부는 “박 총장 지명자에 대한 국무회의 심의는 향후 국무회의 일정과 임명절차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 소식통은 “인사유보”라고 귀띔했다. 이 소식통은 “박 총장 지명자에 대한 인사 검증 과정에서 사소한 게 클리어되지 않았다. 이것을 검증한 뒤 가급적 빨리 임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최근 잇따른 부실 인사검증 속에 이번 인사 발표도 성급하게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향후 박 총장 지명자 인사가 철회되지 않더라도 심의를 늦춘 자체가 청와대와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에 문제를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지난 27일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실상 경질됐는데, 허술한 인사 검증이 문제였다.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서 빚을 내 하는 투자), 개발지 인근 맹지 투자 등 재산 서류만 봐도 확인할 수 있는 문제가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아무 문제 없이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경우 지난해 11월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있었는데도 그로부터 한 달 뒤 아무 문제 없이 임명됐다.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박준영 해양수산부(낙마),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부실 검증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부실 인사검증이 계속되자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인사가 ‘만사’라는데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에 의해 그동안 진행됐던 인사는 ‘망사’ 투성이”라며 “김외숙 인사수석을 즉각 경질하고, 부실 검증 시스템에 대해 청와대는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여권에서조차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돌이켜봐야 한다”(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외숙 인사수석이 총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백혜련 민주당 의원)는 지적이 나왔다.

군 관계자는 “박 총장 지명자가 우여곡절 끝에 임명을 받더라도 가뜩이나 여성 부사관 성추행 사건 때문에 휘청이고 있는 공군의 조직과 기강을 추스리기 쉽진 않을 거 같다. 영이 제대로 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철재·윤성민 기자 seaja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