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사체 발견 '비트코인 1조' 갑부…비번 모르면 영원히 '봉인'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15:11

업데이트 2021.06.29 16:52

비트코인 최소 10억 달러(약 1조1296억원)를 보유한 억만장자가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돼 그가 남긴 비트코인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미국의 투자전문지 CBS 마켓워치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만약 비트코인 비밀번호를 남기지 않았다면 그가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은 영원히 '봉인'된다.

미르시아 포페스쿠의 생전 모습. [트위터 캡처]

미르시아 포페스쿠의 생전 모습. [트위터 캡처]

사연의 주인공은 지난주 코스타리카의 한 해변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미르시아 포페스쿠(41)다. 루마니아 출신인 포페스쿠는 수영하다 파도에 밀려 익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페스쿠는 2011년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해 2012년 미국에서 'MP 엑스'라는 암호 화폐 거래소를 설립했다. 그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간의 관심은 그가 생전에 자신의 비트코인 계좌 암호를 남겼는지로 쏠린다. 비트코인 특성상 계좌 암호를 모를 경우 누구도 그 재산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은행 계좌 비밀번호를 잊었다면 신분증이나 가족관계 등을 증명할 서류 등을 지참해 은행에 방문하면 되지만 익명성이 핵심인 암호화폐 시장에는 소유주를 확인해 줄 중앙 기관이 없기 때문에 절대로 비밀번호를 잃어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개인 열쇠 보관하는 '금고' 서비스도

비트코인 지갑은 열쇠 2개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공개 열쇠, 하나는 개인 열쇠다. 공개 열쇠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지갑 주소, 즉 계좌번호다. '3RNnekdi302dbei2Udiwn99'와 같이 알파벳과 숫자의 무작위 조합으로 만들어지며 이 주소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받거나 비트코인 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송금할 때는 개인 열쇠(비밀번호)를 써야 한다. 개인 열쇠는 비트코인 소유권을 증명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개인 열쇠가 없으면 송금은커녕 계좌를 들여다볼 수도 없기 때문에 상속도 불가능하다.

개인 열쇠가 없으면 절대 비트코인을 출금할 수 없다는 사실은, 반대로 말하면 개인 열쇠만 있다면 누구든 포페스쿠의 비트코인을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3년 블룸버그TV 앵커가 비트코인 개인 열쇠를 방송 화면에 노출한 탓에 비트코인을 모두 도둑맞은 사건도 있었다.

개인 열쇠는 해킹할 수 없도록 최대한 길고 복잡하게 만드는 게 안전하지만, 복잡한 만큼 비밀번호를 까먹기 쉬운 탓에 개인 열쇠를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하드웨어 형태의 지갑 서비스도 나왔다.

하드웨어 지갑은 USB 스틱이나 플라스틱 카드 형태로 만들어진 것으로 개인 열쇠를 보관하는 일종의 금고다. 물리적 형태가 있는 하드웨어 지갑을 분실하더라도 복구 코드를 이용해 비트코인 소유권을 증빙할 수 있다.

한편 개인 열쇠를 분실해 영원히 출금하지 못하게 된 비트코인은 약 1282억 달러(약 145조원)라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1월 뉴욕타임스(NYT)는 암호화폐 시장 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를 인용해 1850만 비트코인 중 20%가 암호 분실로 방치된 상태라고 전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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