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음주운전 트럭이 초등생 5명 덮쳤다…日 스쿨존 참변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12:10

업데이트 2021.06.29 12:12

28일 일본 지바(千葉)현에서 하교하던 초등학생 5명이 술에 취한 운전사가 모는 트럭에 들이받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학생 중 2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1명은 의식불명의 중태에 빠졌다.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초등생 2명 사망하고 1명 중태, 2명은 중상
운전자 대낮부터 술에 취해 졸음운전 추정
보도 없는 통학로..5년 전에도 비슷한 사고

28일 하굣길 아이들이 트럭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한 일본 치바현의 도로. [사진 NNN 방송화면 캡처]

28일 하굣길 아이들이 트럭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한 일본 치바현의 도로. [사진 NNN 방송화면 캡처]

29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고가 일어난 것은 28일 오후 3시 30분경 지바현 야차마타(八街)시의 도로였다. 보도가 따로 없는 약 7m 폭의 도로 가장자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가던 인근 시립 조요(朝陽)초등학교 1~4학년 학생 5명이 돌진해오는 트럭에 치였다. 달리던 트럭이 갑자기 왼쪽으로 꺾이면서 길가의 전봇대를 들이받고 이어 아이들의 행렬을 덮쳤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경찰은 사고를 낸 트럭 운전사(60)를 과실 운전 상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하고 음주측정을 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하는 알코올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운송회사 직원인 용의자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학교에서 약 1.5km 정도 떨어진 사고 현장은 도로 폭이 좁고 통행로가 따로 정비돼있지 않았다. 등하교 시 아이들이 차를 피해 길 가장자리로 걸어야 해 위험 지역으로 꼽혀 왔다. 같은 학교 학생들이 5년 전 인근 도로에서 트럭에 치여 4명이 다치는 사고도 있었다.

학교와 경찰은 이 지역을 지난해 '스쿨존'으로 지정해 등하교 시 학부모나 지역 주민이 교통 안내를 하는 등 안전 대책을 마련했지만, 이 지역은 시야가 트인 직선 도로라 교통 안내자가 배치되지 않았다. 시 교육위원회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교육받은 대로 안전에 주의하며 일렬로 걷고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 스쿨존을 나타내는 교통표지판.

일본 스쿨존을 나타내는 교통표지판.

일본에서는 1970년대 제정된 교통안전대책기본법에 따라 기본적으로 학교 반경 500m 이내, 학교 측이 지정한 학생들의 통학로 등을 '스쿨존'으로 지정하고 있다. 스쿨존에서는 지자체에 따라 등하교 시간대의 통행금지, 일방통행이나 속도 조절 등 다양한 교통 규제가 시행된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요코하마(橫浜)시에서 트럭이 등교하던 아이들을 덮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2019년에는 지바현 학교 인근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학생이 달려오던 승용차에 치여 사망하는 등 스쿨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