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한 45세 여성은 지난 37년간 원인 모를 코 통증을 겪었다. 이 통증은 지난해 10월 코로나19 진단 검사 후 더욱 심해졌다. 그는 코안 깊숙이 넣은 면봉이 코를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급기야 그는 응급 수술을 받았다. 수술 뒤 의사는 "이게 바로 통증의 원인이었다"며 그에게 작은 동전 크기의 물체를 건넸다. 그는 이 물체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곤 8살 때 기억을 떠올렸다. 37년 전 그에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27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 등은 크라이스트처치 애딩턴에서 병원 직원으로 일하는 매리 매카시의 사연을 소개했다.
8살 때 그는 7명의 형제자매들과 한 가지 게임을 즐겨했다. '티들리윙크스(Tiddlywinks)'란 이름의 이 게임은 작은 원반을 컵 속에 넣는 놀이였다. 장난기가 발동한 그는 원반을 콧바람으로 날려 보내곤 했다. 그러다 그는 실수로 원반을 코로 들이마시고 말았다.
부모님에게 혼이 날까 봐 두려웠던 그는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그는 한동안 '그 원반은 어디로 갔을까'하고 궁금했다고 한다. 하지만 불과 8살이었던 그는 이후 나타난 코의 통증이 이 원반 때문일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 원반은 그로부터 37년간 그의 오른쪽 콧구멍 안에 박혀 그를 괴롭혔다. 통증은 물론이고, 답답하고 숨쉬기도 불편했다. 코안에 면봉을 넣은 코로나19 진단 검사 후엔 심한 축농증(부비동염) 증세까지 나타났다.
참다못한 그는 지난 23일 응급실을 찾았고, 의료진은 CT(컴퓨터단층촬영)로 그의 코안 윗부분에 어떤 물체가 있다는 걸 알아냈다. 의사는 그 자리에서 이 물체를 꺼내려고 시도했지만, 그러기엔 크기가 너무 커 수술이 불가피했다.
수술 중 이 물체는 코안쪽으로 밀려 들어가 입을 통해 나왔다. 그의 코안에서 나온 작은 원반은 예전의 모습과 색깔 그대로였다.
의사는 그에게 원반 주변으로 칼슘 물질이 지나치게 많이 쌓이는 석회화가 진행돼 코의 모양도 조금 비뚤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하며 원반이 원래 있던 자리를 벗어나 염증도 일으켰다고 했다.
수술 후 회복 중인 매카시는 "37년 만에 처음으로 숨쉬기가 편해졌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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