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예비역, 2PM 다시 뭉쳤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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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28일 정규 7집 ‘머스트’를 발매한 2PM. 태국 출신 닉쿤을 제외한 멤버 5명이 군 복무를 마치고 5년 만에 컴백했다.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28일 정규 7집 ‘머스트’를 발매한 2PM. 태국 출신 닉쿤을 제외한 멤버 5명이 군 복무를 마치고 5년 만에 컴백했다. [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이번 신곡 ‘해야 해’를 통해서 ‘우리집’에 못 오셨던 분들을 2PM의 집으로 초대하고 싶은 마음입니다.”(준케이)

2008년 데뷔, 군대 공백기 거쳐
5년 만에 정규 7집 ‘머스트’ 발매
2015년 낸 ‘우리집’ 역주행 화제
“30대만의 매력 보여주고 싶어”

28일 정규 7집 ‘머스트(MUST)’를 발매한 2PM이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밝힌 컴백 소감이다. 2016년 6집 ‘젠틀맨스 게임’ 이후 5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온 이들의 표정에선 설렘이 묻어났다. ‘군백기(군대+공백기)’를 마치고 오랜만에 하는 완전체 활동인 데다 지난해 초 유튜브에서 한 팬이 찍은 직캠 영상을 시작으로 2015년 발표한 ‘우리집’이 역주행하며 2PM을 향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어서다. “우리 집으로 가자”는 노랫말에 맞춰 손짓하는 안무는 유튜브 댓글 창에서 “도대체 그 집이 어디냐” “6명 중 누구 집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등 숱한 명언을 남기며 화제가 됐다. ‘우리집’을 작사·작곡한 준케이는 “이번 기회에 대형 집들이를 해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예상치 못한 ‘우리집’ 역주행은 컴백 시기도 앞당겼다. 지난해 9월부터 새 앨범 구상에 들어갔다. 수록곡 10곡 중 7곡을 멤버들이 작사·작곡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지난 3월 제대한 준호는 “전역 다음 날부터 바로 스케줄을 시작했다”며 “군백기 동안에도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새 앨범 준비도 탄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직캠 영상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 그는 “공교롭게도 제 영상이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면서도 얼떨떨했다”며 “당시 일주일밖에 활동하지 못한 것도 역주행의 발판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1월 전역한 찬성은 “‘우리집’을 통해 2PM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가 쉬웠다”며 “이번 앨범 콘셉트를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집’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절제된 섹시함’이다. 2008년 데뷔 당시 ‘짐승돌’로 화제를 모은 이들의 달라진 모습이 당시에는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재발견된 셈이다. 택연은 “데뷔곡 ‘10점 만점에 10점’이 아크로바틱 등 볼거리가 많은 무대로 에너지를 내뿜었다면 20대에 발표한 곡들은 섹시미를 어필했던 것 같다”며 “이제 30대로 넘어왔지만 그때만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타이틀곡 ‘해야 해’를 작사·작곡한 우영은 “나이에 맞게 무르익어가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해야 해’ 역시 수트 차림에 절제된 안무로 어른의 매력을 뽐낸다.

한 팬이 올린 2015년 K팝 슈퍼콘서트 직캠. ‘우리집’ 역주행을 이끌었다. [유튜브 캡처]

한 팬이 올린 2015년 K팝 슈퍼콘서트 직캠. ‘우리집’ 역주행을 이끌었다. [유튜브 캡처]

K팝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2PM이 가진 독보적인 이미지를 뒤이을 그룹이 나오지 않은 것도 이들의 복귀를 기다리게 한 주요 요인이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우리집’ 역주행 당시 어른스러운 섹시 콘셉트를 앞세운 몬스타엑스나 운동선수들의 건강미가 두드러진 KBS2 ‘씨름의 희열’ 등이 부상하면서 유튜브에 관련 영상이 동시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며 “2PM도 일명 ‘체대미’가 강조되던 시절이 있었지만 ‘우리집’ 등 후기 곡으로 올수록 은근한 섹시미로 승화되면서 새롭게 팬덤이 유입됐다”고 짚었다. 이어 “2PM은 ‘어게인 앤 어게인’ ‘하트비트’(2009) 등 전 국민이 아는 히트곡이 있고 예능 출연으로 친근한 모습을 자주 보여줬기 때문에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 ‘컴눈명(다시 컴백해도 눈감아줄 명곡)’ 등 유튜브를 중심으로 과거 명곡이 끊임없이 소환되는 것도 2세대 아이돌의 수명이 늘어나는 데 기여했다. 지난 11일 2PM·애프터스쿨·샤이니·오마이걸·나인뮤지스 등이 출연한 SBS ‘문명특급 컴눈명 스페셜’은 CJ ENM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 1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문명특급’ 홍민지 PD는 “2PM의 ‘우리집’은 ‘컴눈명’을 기획하게 된 뿌리가 된 곡”이라며 “‘숨듣명’이 과거 추억을 돌아보는 느낌이라면 ‘컴눈명’은 지금도 활동하는 현재진행형 그룹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90년대생 입장에서는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이 많다”며 “성장하면서 콘텐트를 보는 시선이나 관점도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화를 시작으로 소속사가 달라도 그룹 활동은 병행하는 문화가 정착한 것도 한몫했다. 올해로 데뷔 14년 차를 맞은 2PM 멤버 6명 중 5명은 여전히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2018년 피프티원케이로 옮긴 택연은 “연습생 시절부터 16년 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일로 만난 동료가 아닌 가족 같은 분위기다. 다른 회사에 있다 해도 서로 배려하고 신뢰하기에 그룹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군대만 다녀와도 퇴물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은 관리를 워낙 잘해서 현역 아이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2PM뿐 아니라 샤이니·비스트·하이라이트 등 제대 후에도 꾸준히 활동하는 팀이 많아서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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