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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LH 직원들, 부동산 개발사 차려 조직적 투기 정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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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과 친척·지인 등 수십여 명이 부동산 개발회사를 설립해 조직적으로 투기한 정황을 경찰이 포착했다.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 본부장인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8일 이같이 밝히면서 “(이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을 많이 매입했다는 점이 확인돼 가담한 사람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친척·지인 등 수십여 명 참여 #“광명·시흥 일대 땅 많이 매입”

특수본은 LH 현직 직원 중 첫 구속자였던 LH 전북본부의 정모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이런 정보를 입수했다. 정씨 등 LH 현직 직원들이 2016년 이 부동산 개발회사 설립 과정에 차명으로 참여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달 중순 이 회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앞서 정씨는 LH 광명·시흥본부 신도시 개발 관련 부서에 근무하면서 공무상 얻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친구와 지인·친인척 등 36명과 함께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토지 22개 필지를 사들인 혐의로 구속됐다. 특수본 관계자는 “정씨가 ‘몸통’인지는 확언할 수 없는 단계이며 불법행위가 있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라며 “투기 의심 지역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시 일대이며 전체적인 투기 금액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LH 현직 직원 9명과 전직 직원 1명 등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동산 사업자 2명과 함께 경기도 성남 수진·신흥 재개발 지구 일대에서 80억원 상당의 빌라와 주택 40여 채를 사들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LH 경기지역본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위문희·채혜선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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