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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평 응시하면 화이자 맞는대” 접수자 절반이 25세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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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 응시자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로 한 가운데 시험 접수에 25세 이상 성인이 대거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원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접수가 마감되기도 했다.

졸업생 응시자 8월에 우선 접종 #종로학원선 접수 1분만에 마감 #30대 이상 비율도 19% 넘어 #반수·재수생 응시 못할까 우려

28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9월 모의평가 접수가 시작 1분여 만에 마감됐다. 일부 지점에서는 접수 인원의 10배가 넘는 신청자가 몰려 치열한 접수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학원가에서는 9월 모의평가 접수에 많은 지원자가 몰린 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학원 시험장에서 치르는 9월 모의평가는 재수나 반수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졸업생만 응시하기 때문이다. 재학생은 각자 다니는 학교에서 시험을 치른다.

평소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린 이유는 응시자 백신 접종 때문으로 추정된다. 앞서 교육부는 수능 방역 강화를 위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뿐 아니라 졸업생 응시자도 우선 접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9월 모의평가에 접수한 성인은 모두 수능 응시자로 간주하기로 했다. 특히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응시자가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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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모의평가 접수자 접종 계획 발표 이후 교육계에서는 백신만 맞고 시험을 보지 않는 ‘노 쇼’(No show)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응시료 1만2000원을 낸 뒤 오는 8월 백신을 맞고, 9월 시험은 응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날 종로학원이 공개한 접수자 연령대 현황에 따르면 25세 이상 접수자가 절반에 가까운 49.7% (155명)를 차지했다. 반수·재수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25세 응시자(46.2%)보다 많았다. 30대 이상 비율도 19.2%나 됐다. 접수자 중 25세 이상 비율은 지난 시험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다. 종로학원의 2019년 9월 모평 접수자 중 25세 이상 비율은 22.6%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약대 학부생 선발이 늘어서 직장인 응시자도 조금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렇게 급증한 건 백신 때문인 것 같다”며 “지원자의 거의 절반이 25세 이상인 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원자가 급증하면서 재수생이 피해를 볼 우려도 커졌다. 졸업생은 학원서 치러지는 시험에 응시해야 하는데, 많은 학원이 접수를 조기 마감했기 때문이다.

신문규 교육부 대변인은 “평등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응시자를 접종 대상서 뺄 수 없다”며 “다음 달 8일 접수 마감이 되면 상황을 검토해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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