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LH 전ㆍ현직 직원, 법인 세워 투기한 정황 확인”

중앙일보

입력 2021.06.28 18:12

업데이트 2021.06.28 18:17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8일 “LH 직원들과 그 친척·지인 등 수십명이 부동산 개발회사를 별도로 설립해 조직적으로 투기한 정황을 확인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 본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이날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을 많이 매입한 점이 확인돼 가담한 사람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남구준 부동산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 본부장이 지난 3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부동산 투기' 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남구준 부동산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 본부장이 지난 3월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부동산 투기' 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LH 현직으론 처음 구속된 직원 연관

특수본은 현직 직원으로는 지난 4월 12일 처음 구속된 LH 전북본부의 정모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가던 중 부동산 개발회사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 2016년 전북 전주에 설립됐으며 LH 전·현직 직원뿐만 아니라 이들의 친인척과 지인 등 수십 명이 개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를 비롯한 LH 현직 직원들은 차명으로 법인 설립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경기남부경찰청이 이달 중순 부동산 개발회사에 대해 한 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강제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정씨는 공무상 얻은 내부 정보를 이용해 2017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친구와 지인 및 친인척 등 36명과 함께 경기 광명시 노온사동 토지 22개 필지를 사들인 혐의로 구속됐다. 정씨는 당시 LH 광명·시흥본부 신도시 개발 관련 부서에 근무 중이었다. 당시에도 가족과 친구 등 지인 명의로 땅을 사들였다. 정씨와 함께 땅을 산 친구와 친구의 지인도 함께 구속됐다.

광명·시흥 신도시 사업부서에서 근무하며 얻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매입한 혐의를 받는 현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A씨가 지난 4월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명·시흥 신도시 사업부서에서 근무하며 얻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토지를 매입한 혐의를 받는 현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A씨가 지난 4월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본 “정씨 몸통인지 수사해봐야”

특수본 관계자는 “정씨가 몸통인지는 확언할 수 없는 단계”라며 “불법행위가 있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기 지역이나 금액과 관련해선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시 일대”라며 “전체적인 투기 금액은 (수사로) 확인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수본은 이밖에도 LH 전·현직 직원들이 경기도 성남 지역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공인중개사와 결탁해 투기한 정황도 수사중이다. LH 현직 직원 9명과 전직 직원 1명 등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동산 사업자 2명과 함께 성남 수진·신흥 재개발 지구 일대에 80억원 상당의 빌라와 주택 40여채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경기남부청이 지난달 31일 LH 경기지역 본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용했다. 사진은 지난 4월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는 김기표 반부패비서관. 연합뉴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27일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용했다. 사진은 지난 4월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특별검사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는 김기표 반부패비서관. 연합뉴스

김기표 전 靑 비서관 고발 건도 수사

특수본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경질된 김기표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고발 건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선다. 남 본부장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내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의 부동산 재산은 91억 2000만원 상당, 금융 채무는 56억 2000만원이었다. 이른바 ‘영끌 투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시민단체인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가 지난 27일 김 전 비서관과 부인 등 3명을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국수본에 고발했다.

특수본에 따르면 28일까지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내·수사했거나 진행 중인 대상은 765건, 3356명이다. 이 가운데 1044명(25명 구속)을 검찰에 송치하고 1929명을 계속해서 내·수사 중이다. 383명은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

피의자들이 부동산을 처분해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동결한 토지·건물 등은 28건, 694억원 상당이다. 남 본부장은 “국토교통부가 부정청약과 관련해 수사 의뢰한 299건도 수사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추가로 제기하는 의혹도 있다. 당분간 계속해서 투기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위문희·채혜선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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