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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고도 숨진 인니 의사 10명…중국 시노백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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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의 좀방 지역에서 두 여성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가족을 공공 묘지에 묻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신화통신=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의 좀방 지역에서 두 여성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가족을 공공 묘지에 묻은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신화통신=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서 최소 10명의 의사가 중국 시노백이 개발한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고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韓 7월부터 中 백신 접종자에 격리 면제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달 들어 26명의 의사가 코로나19 감염된 뒤 사망했는데, 이들 중 10명은 시노백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16명의 접종 상태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싱가포르 일간지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이날 의사 사망자 수 4명이 추가되면서 6월 한 달간 사망자가 30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에선 앞서 자바섬 중부에 있는 쿠두스 지역에서 시노백 백신을 맞은 의사 350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쿠두스 지역 보건소장은 이들 가운데 수십명이 고열과 산소포화도 저하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월 중순부터 시노백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우선 접종 대상자인 의료진은 백신 접종을 대부분 마친 상태다. 인도네시아 의사 협회(IDI)에 따르면 의사의 90%가량은 시노백 백신을 접종했다.

IDI 협회장인 모하매드 아딥 쿠마이디 박사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지난 5개월간 최소 20명의 의사가 시노백 백신을 두 차례 접종했는데도 코로나19로 사망했고, 이는 같은 기간 발생한 의사 사망자 수의 20%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의사들이 드라이브 스루 접종 센터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온 국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의사들이 드라이브 스루 접종 센터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온 국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최근 세이셸, 몽골, 바레인 등 중국산 백신을 주로 접종했던 국가들에서도 코로나19 감염이 오히려 늘어나 백신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자국 백신이 이들 국가에서 적어도 치명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 사이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다수 나오면서 치명률 감소 효과에 대한 논란도 제기될 전망이다. WSJ는 시노백 백신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승인을 받았지만, 당시에도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 임상시험 데이터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당국은 시노백 백신이 치명률 저하에 효과를 보인다는 판단이다. 지난달 자카르타에서 시노백을 접종한 의사와 접종하지 않은 의사들을 비교한 결과 매우 효과적이란 사실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은 최근 상황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의사들의 기저 질환 여부 등 개별 상황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IDI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12월과 1월 두 달간 의사 사망자가 60명이었는데, 시노백 백신을 대부분 접종한 이달 6월 한 달간 약 26명의 의사가 사망했다"며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아딥 쿠마이디 박사는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에 "쿠두스 지방에서만 현재 231명의 의사가 입원 중이거나 자가 격리 중"이라면서 "정부가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전체 의료 시스템이 붕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감염자는 212만명, 사망자 수는 5만7138명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오는 7월 1일부터 중국 제약사 시노팜 또는 시노백 백신을 접종한 내·외국민 입국자에 대해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면제하기로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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