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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핸드폰사진관]날개에 물결이 이는 산왕물결나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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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왕물결나방

산왕물결나방

참으로 희한한 나방을 봤습니다.
어림잡아 날개를 펼쳤을 때
13cm가 넘어 보였습니다.
크기도 크기지만
더 놀라웠던 게 날개 문양입니다.
물결 문양과 흡사했습니다.
숫제 그 날개에 물결이 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산왕물결나방

산왕물결나방

그 옆에서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짝짓기 중인 친구들입니다.
이 친구들을 발견한
이강운 박사가 놀라워하며 설명했습니다.

"워낙에 보기 힘든 친구들입니다.
주로 밤에 활동하는 친구들이에요.
워낙 커서 천적에게 눈에 잘 띄기에
밤에만 은밀하게 활동하는 친구들인데,
희한하게도 대낮에 봅니다."

산왕물결나방

산왕물결나방

짝짓기하는 친구들이
더 위로 기어 올라가 자세를 잡았습니다.
물결 문양이 더 도드라집니다.
이 친구들 이름이
왜 산왕물결나방인지 알겠습니다.
산에 사니 산,
워낙 크니 왕,
물결 문양이니 물결 나방인 겁니다.

산왕물결나방

산왕물결나방

 옆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각도에서도 물결 문양 확연합니다.
어찌 보면 매의 날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옆에서 보니 암수 구분이 확연히 됩니다.
위에 큰 친구가 암컷,
아래 작은 친구가 수컷입니다.
이강운 박사가 쉽게 암수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나비목 같은 경우에는
배 끝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어요.
배 끝을 살짝 눌러보면
수컷은 배가 쫙 벌어져요.
그걸 파악기라 합니다.
꽉 잡는다 이런 뜻에서 파악기입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암컷 만나기가 힘들잖아요.
그러니 만나면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서 꽉 잡는 거예요.
잡는 파악기를 보면 암수 구별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산왕물결나방

산왕물결나방

홀로인 친구가 이상 행동을 했습니다.
날개를 떨거나,
위아래로 퍼덕였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이 박사의 설명은 간단명료합니다.
"일종의 경계음을 내는 겁니다.
사실은 곤충 중에서 아주 큰 나방이예요,
누가 가까이 온다든가 하면 겁을 주기 위해서
날개를 위아래로 펄떡펄떡합니다.
그 사이즈도 크지만, 물결 모양이 굉장히 위협적으로 보이죠.
더구나 눈도 현란하니 위협적이죠.
결국 천적을 쫓는 그런 행동입니다."

산왕물결나방

산왕물결나방

열대우림이나 아프리카에서
삶 직한 크기의 산왕물결나방을
난데없이 보고
사진 찍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독자 여러분!
행여 오가다 이 친구를 만나면
해코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아름다운 물결 문양 날개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운일 겁니다.

산왕물결나방 사진 찍는 장면과
이강운 박사의 산왕물결나방 이야기는
동영상으로 확인하십시오.

핸드폰사진관은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곤충 방송국 힙(Hib)과 함께
곤충을 포함한 생물 사진과 동영상을
핸드폰으로 촬영 업로드 합니다.

자문 및 감수/ 이강운 서울대 농학박사(곤충학),
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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