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건강한 가족] 급한 식사·맵고 짠 음식·스트레스로 편치 않은 속 달래주는 양배추

중앙일보

입력 2021.06.28 00:04

지면보기

06면

 누구나 속이 쓰려 본 경험이 있다. 여전히 위장병을 달고 사는 사람도 많다. 적어도 우리나라에는 속병을 앓는 사람이 유난히 많다. 통계가 이를 잘 말해준다. 우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전체 암 중 12%를 차지하고 있다. 암 환자 9명 중 1명이 위암인 셈이다. 위염·위궤양 등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흔한 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20년 진료비통계지표’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병’ ‘위염 및 십이지장염’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외래 진료를 받은 인원이 약 9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식도 역류병, 위염 및 십이지장염은 흔히 감기라고 불리는 ‘급성 기관지염’(940만 명) 다음으로 많이 발생한 질병이다.

위에 좋은 대표 식품
‘비타민U’로 불리는 MMSC 함유
위 점막 보호, 위벽 치유에 효과
위암세포 증식 억제력 으뜸 채소

이처럼 위 건강이 안 좋아지는 데는 식습관과 스트레스의 영향이 가장 크다. 건강을 해치는 식습관으로는 빨리 먹기, 식사 중 물 먹기, 짜고 맵게 먹기, 과식, 야식, 흡연, 음주 등을 들 수 있다. 스트레스도 위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금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화 장애가 생기는 신경성 위염도 현대인에게는 흔하다. 불안·신경과민·우울·스트레스 등의 감정이 위를 지배하는 자율신경에 영향을 미쳐 위장의 운동력을 떨어뜨리고 위산의 분비도 줄어들게 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조금만 먹어도 소화 장애가 생긴다. 소화불량, 위장 부근의 불편감, 심와부(명치) 통증, 복부 팽만감, 식욕부진, 트림, 구토, 오심, 열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와 음식에 민감한 사람들은 특히 섭취하는 음식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감기 환자 다음으로 많은 속병 환자

위 건강에 도움되는 식품으로는 대표적으로 양배추가 꼽힌다. 양배추는 위가 안 좋은 사람들이 꼭 챙겨 먹어야 할 천혜의 식품으로 통한다. 양배추에는 쓰린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특수한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비타민U’라 불리는 MMSC(메틸메티오닌설포늄클로라이드·Methyl Methionine Sulfonium Chloride)이다. MMSC는 위 점막 보호와 손상된 위벽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궤양 치료에 유효한 성분이라고 해서 ‘Ulcer(궤양)’의 앞글자를 따 ‘비타민U’라고 이름 붙였다.

양배추의 궤양 발생 억제 효과는 1940년대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의 체니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이후 50년대 초반 스위스의 학자들이 양배추의 신선한 즙을 환자에게 매일 마시도록 한 결과 십이지장궤양의 치료 기간이 현저히 단축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양배추가 위궤양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규명됐다. 50년대 중반에 이르러 미국 의사들에 의해 양배추즙 안에 들어 있는 소화성 궤양 치료의 유효 성분이 MMSC라는 것이 밝혀져 학계에 보고됐다.

심지어 양배추에서 추출된 MMSC는 위궤양 치료제 성분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비타민U가 함유된 채소는 양배추·브로콜리·케일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 양배추에 비타민U 함유량이 가장 많다. 특히 질겨서 많이 버려지는 양배추 심지 부위에 비타민U 성분이 가장 많기 때문에 심지 부위를 버리지 말고 섭취하거나 즙을 내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양배추엔 항산화 물질도 풍부

양배추를 비롯한 십자화과(十字花科) 채소들은 위암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생명과학회지(1997)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한국인이 주로 섭취하는 십자화과 채소인 양배추·브로콜리·적채·배추·케일·무 등의 인체 암세포 억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대부분의 십자화과 채소에는 여러 종류의 암에 대해 50% 이상의 암세포 증식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위암의 경우 양배추·브로콜리·케일·냉이 등이 80% 이상의 높은 암세포 증식 억제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배추와 배추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독특한 생리활성 물질이 있는데, 이들 성분을 섭취하면 소화기관·폐 등에 생기는 암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이 중에서 양배추의 암세포 억제 효과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식품영양학회지(2012)에 발표된 양배추와 배추의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를 비교한 실험 결과, 양배추가 배추보다 그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배추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 외에도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성분도 풍부해 항산화와 항암 작용에 시너지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