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이준석, 한국오픈 우승…97번째 대회서 첫 정상

중앙일보

입력 2021.06.2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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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처음 우승한 이준석이 한국오픈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처음 우승한 이준석이 한국오픈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 한국오픈 조직위원회]

27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 우승 경쟁은 팽팽했다. 3명이 동률인 가운데 18번 홀(파5). 호주 교포 이준석(33)이 깔끔한 버디 퍼트로 우승한 뒤 두 팔을 치켜 올려 기쁨을 만끽했다.

막판 2연속 버디로 박은신 제쳐

국내 남자 골프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 우승자 이준석은 합계 8언더파로 박은신(31·7언더파)과 김주형(19·6언더파)을 제쳤다. 2009년부터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한 이준석은 데뷔 후 97번째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다. 우승 상금 4억원을 받은 그는 단숨에 시즌 상금 2위(4억5586만원)가 됐다.

이준석은 최종 라운드 내내 살얼음판 경쟁을 펼쳤다. 박은신, 김주형의 매서운 추격에 한때 3위까지 내려갔다. 이준석은 16번 홀(파3) 보기로 두 홀을 남겨놓고 박은신에 2타 차까지 밀렸다. 그러나 마지막 두 홀에서 반전에 성공했다. 17번 홀(파4)에서 10m 거리 버디 퍼트를 넣어 박은신, 김주형과 동률을 이뤘다. 18번 홀에서는 세 번째 샷을 홀 3m에 붙인 뒤 버디 퍼트로 마무리했다. 막판 회심의 2연속 버디 퍼트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준석은 골프 기대주였다. 15세 때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나 호주 대표로도 활동했다. 팀 동료였던 전 세계 1위 제이슨 데이와 친분을 쌓았다. 2008년 코리안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수석 합격했고, 이듬해 국내 투어에 데뷔했다. 하지만 프로 생활은 험난했다. 한동안 드라이버 입스로 고생했다. 아시안투어와 호주, 중국 등지에서 활동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2년 차이나투어 한 차례 우승이 전부였다. 코리안투어에서는 96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만 2번 했다.

이준석 왼팔에는 ‘스페로 스페라(spero spera)’라는 문구를 새겨져 있다. ‘내가 살아 숨 쉬는 동안 꿈은 이뤄진다’는 뜻이다. 포기하고 싶은 수많은 순간에 그 문구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올 시즌 7번째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회가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덕도 봤다. 천안에 거주하는 이준석은 2019년부터 3년째 이곳 연습장에서 매일 훈련했다. 첫 우승 뒤 이준석은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우승한 게 믿기지 않는다. 매번 우승 문턱에서 안 될 때마다 절망을 많이 했는데, 열심히 노력한 덕에 좋은 결과로 마무리된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TV로 지켜본 가족을 향해 “아빠가 해냈다. 함께 고생해준 아내도 고맙다”고 말했다.

천안=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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