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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뚫는 델타" 경고 커지는데···韓은 7월 '야외 노마스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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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이스라엘의 한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 이스라엘은 25일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을 부활시켰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이스라엘의 한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 이스라엘은 25일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을 부활시켰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두 차례 모두 맞았어도 마스크를 써야한다는 지침과 경고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델타(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거세게 확산하고,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에도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발견되면서다.

이스라엘, 다시 "실내 마스크 의무" #"신규 확진 90%가 델타 변이 감염" #"화이자 백신 두 번 맞았는데 감염" #WHO도 2차 접종후 마스크 착용 당부

백신 2차 접종률이 약 60%나 되는 이스라엘은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을 다시 내렸다. 해제 11일 만에 전격 부활시킨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해도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고, 독일 보건 당국 역시 "백신 접종 후에도 마스크를 써야한다"고 당부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신 접종률이 높을 경우 '마스크 해방'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으나 델타 변이 확산의 여파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25일 실내에서 마스크를 쓴 이스라엘 사람들. [신화통신=연합뉴스]

25일 실내에서 마스크를 쓴 이스라엘 사람들. [신화통신=연합뉴스]

방역 당국은 다음 달부터 백신 접종자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세계가 방역 고삐를 다시 조이는 상황에서 시기 상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쇼핑몰과 지하철 등에서 사람들이 다시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날 정오부터 모든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실외에서도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에선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일하거나 방문하는 사람은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스라엘은 빠른 백신 접종의 효과로 확진자가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자 지난 15일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도록 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가 덮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하루 확진자가 100명 이상으로 증가하더니 지난 24일엔 200명을 넘어섰다.

마스크를 쓰고 수업 받는 이스라엘 학생들. [신화통신=연합뉴스]

마스크를 쓰고 수업 받는 이스라엘 학생들. [신화통신=연합뉴스]

델타 변이 감염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예비 조사 결과 신규 감염자의 90%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델타 변이에 감염된 성인의 절반 가량이 화이자 백신을 두 차례 모두 맞고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WSJ은 전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에도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백신 대책 전문가인 랜 디 발리커는 "화이자 백신은 매우 효과적이지만, 효과가 100%는 아니기 때문에 예상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델타 변이의 등장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양상이 달라졌다"고 우려했다.

WHO는 델타 변이의 높은 전염성을 경고하며 백신 접종 뒤에도 마스크를 쓰라고 경고했다. CNBC에 따르면 마리안젤라 시마오 WHO 사무부총장은 이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백신을 2차 접종까지 했다는 것만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여전히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만으로는 지역 사회 전파를 막을 수 없다"면서 "지속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환기되는 공간에 있어야 하며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는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일부 국가들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등 방역 지침을 완화하는 현상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25일 실내에서 마스크를 쓴 이스라엘 시민들. [신화통신=연합뉴스]

25일 실내에서 마스크를 쓴 이스라엘 시민들. [신화통신=연합뉴스]

앞서 WHO는 델타 변이가 세계적인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현재 델타 변이는 세계 90여 국에 퍼진 상황이다. 델타 변이에서 한 단계 더 변이한 델타 플러스 변이까지 등장해 10여 개국으로 번졌다.

2차 접종률이 35%에 이르는 독일에서도 '접종 후 마스크'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의 로타 빌러 소장은 "델타 변이가 지배 종이 되는 건 시간 문제다. 백신 접종을 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백신 접종만으로는 가을에 급격한 확산을 예방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이어가야 하며 조기에 방역 규제를 완화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방역 당국은 다음 달부터 백신 접종자 대상 '야외 노마스크'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델타 변이는 190건이다. 방역 당국은 델타 변이 유입이 초기 단계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외 노마스크'도 너무 이르다고 우려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변이가 확산 중이고, 돌파 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 지침 완화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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