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가 아이폰 나온다"…한국 호갱 삼던 애플의 변신

중앙일보

입력 2021.06.27 17:56

업데이트 2021.06.27 19:44

애플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향한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고가 정책에 변화를 준 데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할인 혜택까지 내놨다. 무엇보다 그동안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한국 시장에도 ‘구애’에 나섰다.

일부 매체 “아이폰13 가격 동결” 전망
한국선 추가보상 15만원…삼성 흔들기
삼성전자 ‘수성 무기’는 신형 폴더블폰

27일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씨넷은 오는 9월 17일 출시 예정인 ‘아이폰13’(가칭) 시리즈의 가격이 전작인 아이폰12 시리즈와 같은 수준인 699~1099달러(약 78만~124만원)로 책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델도 아이폰13, 아이폰13 미니, 아이폰13 프로, 아이폰13 프로맥스 등 기존 아이폰12 시리즈와 같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이래 매년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가격을 올렸다. 아이폰12도 전작인 아이폰11보다 100달러(약 11만원) 인상했다.

가격 인하는 갤S21 선전에 ‘맞불’ 차원  

내년 상반기엔 아예 가격을 내린 아이폰이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T 매체인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의 궈밍치 연구원은 “6.7인치 아이폰이 900달러(약 101만원) 미만으로 책정돼 6.7인치 아이폰 사상 최저 가격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6.7인치 모델인 아이폰12 프로맥스의 출시가는 1099달러(약 124만원)다.

네덜란드의 IT전문매체인 렛츠고디지털이 만든 아이폰13 렌더링 이미지. [렛츠고디지털]

네덜란드의 IT전문매체인 렛츠고디지털이 만든 아이폰13 렌더링 이미지. [렛츠고디지털]

애플이 가격 인하에 나서는 데는 삼성전자의 가격 인하에 맞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플래그십(주력) 모델인 갤럭시S 21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가격을 25만원 내렸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12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점유율이 밀리자 특단의 조처를 내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가격 인하 정책에 힘입어 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22.6%)가 애플(16.8%)을 눌렀다. 지난해 4분기에는 애플(21%)이 1위, 삼성전자(16%)가 2위였다.

LG폰 사업 종료 앞두고 한국 시장에 관심 

애플은 한편으로 한국 시장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다음 달 말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종료라는 변수가 있다. 애플은 ‘LG폰’ 수요를 노린 혜택을 제공하며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이전에 사용하던 LG폰을 반납하고 아이폰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중고폰 보상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하던 LG폰을 애플이 매입하고 그만큼 아이폰 가격을 깎아준다. 지난달 28일부터는 여기에 추가 보상금 15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LG폰을 반납하고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12, 아이폰12 미니를 갈아타는 고객이 대상이다. 추가 보상금은 애플이 전액 부담하는데 한국에서만 제공하는 혜택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LG와 손잡고 오프라인 매장 확대 

경쟁사였던 LG전자와 손잡고 오프라인 매장 확대도 나선다. 애플은 전 세계에 510여 개의 애플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엔 서울 2곳뿐이다. 2018년 신사점을 개설한 후 3년 만인 지난 2월에야 여의도점을 열었다.

반면 삼성전자의 오프라인 매장인 디지털프라자는 전국에 600여 곳이 있다. 애플은 이르면 8월부터 LG전자의 오프라인 매장인 LG 베스트샵에서 아이폰 등 모바일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LG 베스트샵 400여 곳에 입점하면 한국 소비자가 아이폰을 경험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 시기도 앞당겼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한국을 ‘1.5차 출시국’으로 분류했다. 그간 아이폰 신제품은 ‘1차 출시국’에 먼저 출시되고 나면 한 달 후 한국에서 출시했다. 하지만 1.5차 출시국으로 분류되면서 1차 출시국과 출시 시기가 1주일로 좁혀졌다.

업계에선 애플의 한국 시장 공략이 삼성전자의 ‘안방 흔들기’라고 본다. 애플한테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휴대전화 보급률이 99%, 스마트폰 보유율은 93.1%다. 거의 전 국민이 스마트폰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분기(27일 기준) 한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63.13%)다. 2위인 애플(26.76%)이 3위 LG전자(5.74%)의 점유율을 모두 흡수해도 삼성전자 점유율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LG폰 수요를 애플에 넘겨준다면 삼성전자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지난 2월 문을 연 애플스토어 여의도점. [사진 애플]

지난 2월 문을 연 애플스토어 여의도점. [사진 애플]

2년 새 삼성과 격차 8.9→1.5%포인트로 좁혀  

‘5세대(5G) 갈아타기 수요’를 향한 노림수도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5G 비중은 2019년 28%에서 올해 87%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애플은 최근 2년간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2019년 1월 삼성전자(31.6%), 애플(22.7%)의 점유율 차이는 8.9%포인트였지만, 지난해 1월 4.3%포인트로 줄었다. 올 2분기엔 삼성전자(28.5%)와 애플(27%)의 차이가 거의 없다.

삼성전자는 수성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올해는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갤럭시 노트를 출시하지 않는다. 대신 ‘폴더블폰(화면을 접는 스마트폰) 대중화’에 나선다.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 등을 아이폰13보다 한 달 이른 8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동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5G 비중이 확대하고 있는 만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5G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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