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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네·쿠 ‘빅3’ e커머스 경쟁 본격화…롯데 신동빈은 조직 재정비

중앙일보

입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9년 7월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9년 7월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올해 유통업계 ‘최대어’로 꼽혔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며 상반기가 마무리됐다.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신세계와 네이버·쿠팡 등 3강 체제로 재편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온라인쇼핑 시장을 두고 각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가져가면서 롯데그룹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앞서 롯데와 신세계 2파전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펼쳐졌으나, 신세계가 3조4000억원에 낙찰받았다.

이베이 포기한 롯데…신동빈의 반격카드는

연간 거래액 20조원(시장점유율 12%)의 이베이코리아를 포기하며 롯데는 e커머스 전략이 다급해진 상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6월 30일~7월 1일 하반기 사장단회의(VCM·Value Creation Meeting)를 연다.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겼다. 30일 외부 전문가의 강연을 듣고, 이튿날 전체 회의를 한다.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하반기 시작부터 대응 전략을 짜고 빨리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것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최근 신 회장의 현장 행보도 부쩍 잦아졌다. 물류센터부터 식품공장·백화점·마트 등 유통 사업부문 현장을 두루 시찰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1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웹 세미나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해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14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웹 세미나 형태로 진행된 2020 하반기 VCM에 참석해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최근 오픈한 신세계의 조선팰리스 호텔, 여의도 ‘더현대서울’ 백화점 등 경쟁 유통업체부터 서울 청담동의 ‘메종 사우스케이프’ 카페,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매장 등 핫플레이스도 다녀갔다고 한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현장을 자주 챙기는 것 자체가 조직에는 긴장감을 준다”며 “변화의 속도를 높이라는 주문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면서 향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온·오프라인 유통 1위 발돋움하나 

롯데를 제치고 이베이를 품은 신세계는 그룹의 사업 구조를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할 방침이다. 사실 이베이를 가져오긴 했지만, 인수 가격이 과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신세계 관계자는 “결국 이마트·SSG(쓱)닷컴과 이베이 간 시너지를 빨리 내는 게 관건이다. 사업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대폭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베이의 270만 유료고객, 최대 규모의 셀러, 숙련된 IT 개발자 등 자산을 신세계에 서둘러 안착시키겠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이마트 점포 등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 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풀필먼트는 상품 보관·포장부터 출하·배송 등을 일괄 처리한다. 신세계는 기존 이마트·백화점 사업에 이베이코리아·SSG닷컴까지 가세하며 온·오프라인 유통 통합 1위에 설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중앙포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중앙포토]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요 일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요 일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네이버·쿠팡 “신세계 추격 허용 안 해”

기존 e커머스 선두권인 네이버와 쿠팡은 물류센터 강화에 박차를 가하며 온라인 시장을 신세계에 호락호락하게 내주지 않을 태세다. 막판에 이베이 인수에서 발을 뺀 네이버는 자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취약점으로 꼽혔던 풀필먼트 센터를 잇달아 오픈하며 배송 강화에 나섰다.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최근 경기도 군포에 축구장 5개 크기의 온라인 주문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마련했고, 8월에는 용인에 식품 배송을 위한 콜드체인(냉장유지) 풀필먼트 센터까지 가동한다.

업체별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 교보증권]

업체별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 교보증권]

쿠팡은 최근 경기도 덕평물류센터 화재 수습에 안간힘이다. 지난해 이후 근로자 과로사까지 부각되는 등 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화재라는 악재 속에서도 올해 1조원가량을 투입하는 추가 물류센터 건립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쿠팡 관계자는 “올해 초 뉴욕 증시 상장 당시 밝힌 대로 전국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하도록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 한편으론 일본 등 해외 진출 사업도 활발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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