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노조 “전투적 노동운동이 합리적인지 회의적”…경사노위 간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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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적 노동운동이 합리적인지 회의적이다.”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는 생산직과 동등한 대우를 해달라.”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일명 ‘MZ세대 노조’로 불리는 청년 사무ㆍ연구직 노조 대표자 간담회가 열렸다. 현대차와 LG전자, 금호타이어, 코레일네트웍스, 한국MSD 등 청년 노조 소속 13명이 경사노위 문성현 위원장, 배규식 상임위원 등과 만났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뉴스1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뉴스1

20~30대가 주축인 MZ 노조는 소통하지 않는 회사 경영진, 생산직 노조와의 불평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MZ 노조 측은 “사무ㆍ연구직은 높은 노동 강도와 강압적인 기업 문화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고 생산직에 비해 임금과 근로 조건에 홀대를 받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사무ㆍ연구직은 40대 초중반이 되면 간부로 승진하면서 회사 방침에 따라 노조에서 자동 탈퇴하는 사례가 많다. 회사 경영진은 저연차 젊은 층이 주축인 청년 노조와의 협상에 소극적인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MZ 노조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업 문화를 함께 만들기 위해 소통하길 원함에도 사측이 거부하고 있다”며 “사측이 성실하게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경사노위가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MZ 노조는 생산직 중심의 노조 운영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청년 사무ㆍ연구노조 같은 사내) 소수 노조는 노사협의회 또는 단체 교섭에서 배제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생산직과의) 현격한 근로 조건상의 격차가 있어도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주장이다. 교섭 단위 분리를 하려 해도 관할 지방노동위원회가 분리 신청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했다.

또 MZ 노조는 “노조 운동의 패러다임이 이제 바뀔 때가 됐다”며 “현 시점에서 높은 사회적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전투적 노조 운동이 과연 합리적인지 회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엄혹한 시기의 노동 운동은 투쟁을 하지 않으면 개선되기 어려웠기 때문에 투쟁이 강조됐는데, 청년 사무ㆍ연구노조가 말하는 합리성과 공정성을 위한 소통의 요구에 공감한다”며 “청년 사무ㆍ연구노조의 대안적 노조 운동을 지지하고 돕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생산직 노조와의 연대를 모색하고 동시에 기업별 접근보다는 청년 사무ㆍ연구노조 내 소통과 협력을 통해 힘을 모아가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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