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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학력 떨어진게 코로나 탓?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

중앙일보

입력 2021.06.27 16:06

업데이트 2021.06.27 16:52

지난 6월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6월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중·고생의 기초학력 저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진행돼 온 결과라는 연구가 나왔다.

이광현 부산교대 교수는 '기초학력 저하 원인에 대한 가설 분석과 기초학력 향상 방안'에서 코로나19 이전인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기초학력 저하가 급격히 심화했다고 봤다. 한국교육정치학회의 '교육정치학연구' 3월호에 실은 논문이다.

"기초학력 저하, 2010년 중반부터 심화한 현상" 

교육부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낮은 수준을 나타낸 학생 비율이 모두 2010년대 중분부터 늘었다.

고2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고2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학교 국어에서 1~2%, 고등학교 수학에서 4~5%의 학생만 기초학력 미달을 보였는데 2010년대 후반에서는 그 비율이 각각 4%대와 9~10%대로 늘었다. PISA 평가에서도 2010년 이전 수학과 읽기에서 2수준 미만을 나타낸 학생은 각각 8% 안팎과 5%대였는데 2018년에는 모두 15%대로 치솟았다.

OECD 학업성취도 수준 미만 비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OECD 학업성취도 수준 미만 비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자유학기제 전면도입 이후 기초학력 미달 급증…필요하면 폐지해야" 

이 교수는 자유학기(학년)제 등 교육과정의 문제가 기초학력 미달 심화를 가져왔을 것으로 봤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소득 격차가 특별히 더 벌어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결과와 순자산 지니계수가 감소추세고, 사교육비 조사에서도 저소득 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다는 걸 근거로 봤다.

2017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중3 학생 중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급격하게 늘었는데, 이 교수는 이 학생들이 중1이 됐을 때쯤부터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유학기제는 박근혜 정부 때 시험 없이 진로체험·자치활동 등 체험 중심의 교육을 하자는 취지로 중학교에 도입됐다.

이 교수는 "차라리 초등학교 고학년 단계에서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고 중학교에서는 교과학습과 창의적 체험 활동을 내실 있게 수행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현장에서 학생들의 학업집중과 학력 증진에 있어 부작용이 많다면 과감하게 폐지 검토도 필요하다"고 했다.

"역량 강조하다 상대적으로 지식·정보 간과…교육과정 너무 자주 개정" 

이외에도 역량 중심 교육과정 담론 과다, 지나치게 빈번한 교육과정 개정, 교사의 사기 저하 등도 교육 과정상의 문제로 제시됐다.

지식주입, 암기 의주식 교육에 대한 반성으로 최근 교육과정에서는 대인관계역량과 갈등 대처 능력 등을 강조하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이 지배적이었다. 이 교수는 "문제점에 대한 단순한 반작용으로 비인지적 역량만 강조하면서 학생들에게 기본적으로 교육해야 할 인지적 역량, 즉 지식과 정보의 내용에 대한 논의가 사라졌다"고 봤다.

또 2007년 교육과정 개정 이후 2009년에 또다시 개정이 이뤄지면서 교사들이 이를 연구하고 적용하느라 취약계층이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해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봤다. 이 교수는 결론에서 "교원 성과급제는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 대한 집중도를 약화하는 원인"이라면서 "교사의 만족도와 효능감을 올리기 위해 교원 능력개발평가제와 교원 성과급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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