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츠랩]코로나 직격탄 맞은 구내식당…재택근무 끝나면 웃을까?

중앙일보

입력 2021.06.27 10:00

업데이트 2021.08.09 14:28

2학기부터는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 같습니다. 교육부가 매일 등교 수업을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이게 얼마 만인가 싶은데 지난해 1학기 개학이 연기된 후 17개월만!

급식 이미지. 셔터스톡

급식 이미지. 셔터스톡

“학교에 가니 급식도 먹겠구나”→“급식업체 실적 회복?” 이런 단순한 논리 구조에서 현대그린푸드를 떠올렸는데 큰 문제가 발생! 학교 급식은 위탁 운영에서 직영 체제로 전환한 지 오래라는 걸 뒤늦게 안 거죠. 업체들에 맡기는 게 아니라 학교가 직접 관리를 한다는 것. 2006년 식중독 사태 이후 점차 바뀐 거랍니다. (이래서 사람은 공부를 해야) 종목을 바꿀까 했는데 급식을 꼭 학교에서만 하는 건 아니란 생각이 번뜩. 계속 파 보기로 했습니다.

현대그린푸드

코로나 직격탄 맞은 단체급식 올해 소폭 회복 전망

간편식, 배달음식 호황에 식재료 유통 탄탄한 성장

리바트 등 자회사 비중 절반…본업 성장동력 찾아야 

약 5조원. 국내 단체급식 위탁 시장 규모. 생각보다 크죠? 2019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은 삼성웰스토리(28.5%), 아워홈(17.9%), 현대그린푸드(14.7%) 순입니다. 학교가 빠진다고 했으니 주력은 기업이나 병원 등. 상위 5개 업체의 점유율이 75% 수준이고, 모두 대기업! 아무래도 그룹 내 계열사 수요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단체급식 시설. 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 시설. 현대그린푸드

공정거래위원회는 예전부터 이걸 탐탁지 않게 보고 있는데요. 계열사나 친족 기업과의 내부거래로 쉽게 돈을 번다는 시각인 거죠. (22일 공정위는 삼성 계열사가 삼성웰스토리를 부당 지원했다는 이유로 2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이런 압박 때문인지 올해 4월 8개 대기업집단이 모여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개최. 경쟁 입찰을 도입해 외부 기업이 들어올 수 있게 하겠다는 건데요. 전체 시장이 쪼그라드는 것도 아니고, 실력만 있으면 ‘남의 집’에 진출할 기회가 될 수도! 다만 내 집 문은 좀 열어둬야 하겠죠.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

안 그래도 지난해엔 대부분의 단체급식 업체가 어려웠습니다.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회사에 나오는 사람이 줄었으니까요. 아예 문 닫는 공장도 많았죠. 감염 위험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구내식당을 피하는 분위기도 뚜렷했죠. 현대그린푸드 역시 지난해 급식 매출이 2.4% 감소. 올해 조금 나아지겠지만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할 상황은 아닙니다.

더현대서울 EATALY. 현대그린푸드

더현대서울 EATALY. 현대그린푸드

이 회사의 단체급식 매출 비중은 40%. 다행히 이것만 하는 회사는 아니라는 얘기. 사업 분야는 크게 급식, 리테일(소매판매), 식자재 유통, 외식 정도로 구분. 급식처럼 다른 분야도 그룹 전체의 성적표와 많이 엮여 있는데요. 역시 지난해엔 코로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리테일은 현대백화점 식품관에 파는 제품과 명절 선물세트가 중심인데 방문객이 줄다 보니 매출도 축소.

쑥쑥 크던 외식 부문(EATALY, 본가스시, VEZZLY 등 주로 현대백화점 내에 입점)도 지난해 매출이 15%나 감소해 처음으로 역성장!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핸 약간의 기저효과를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 식자재 유통 부문은 반대로 코로나 덕을 좀 봤습니다. 간편식(HMR)과 배달음식 시장이 확 커지면서 식자재 배달 시장도 덩치를 키운 거죠.

식자재 유통. 현대그린푸드

식자재 유통. 현대그린푸드

원래는 지역별로 영세한 업체들이 경쟁하는 시장이었는데 최근엔 좀 다른 양상. 반쯤 조리된 식품이나 간편식 수요가 많아질수록 대규모 설비와 유통 플랫폼을 갖춘 대기업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네요. 회사도 이쪽에 힘을 실으려 경기도 성남에 약 5000평 규모의 스마트푸드센터를 오픈! 지난해 건강식 브랜드(그리팅)를 만들어 정기 배송을 시작하고, 케어 푸드(고령친화식품) 시장도 노크하는 중입니다.

현대그린푸드는 얼마 전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그룹(재계 순위 21위) 계열사입니다. 사주 가문의 지분 비중(정지선 회장 12.7%, 정교선 부회장 23.8%)이 높은 편. 그래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그룹의 중심인 현대백화점 지분 12.1%, 현대홈쇼핑 25%를 보유 중이고, 현대리바트(41.3%)·에버다임(45.2%) 같은 알짜 계열사의 최대주주이기도 합니다.

현대리바트 매장. 현대그린푸드

현대리바트 매장. 현대그린푸드

이들 회사가 잘 해주면 지분가치 상승효과가 있겠지요. 계열사들도 지난해보단 올해가 사정이 나아 보입니다. 특히 현대리바트와 에버다임은 연결종속회사라 현대그린푸드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 한샘에 이어 가구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 1분기 성적은 좋지 않았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대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요. B2B 부문이 부진했고, 완공을 앞둔 스마트공장(SWC) 관련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

그래도 B2C 부문 매출은 4.6% 증가했습니다. 전통적으로 B2B를 더 잘하는 회사지만 최근엔 직접 소비자와 만나는 B2C에 힘을 싣고 있는데요. 지난해 코로나 득을 크게 본 가구업계는 장기적으로도 전망이 괜찮습니다. 집 꾸미기 열풍, 가구 수 증가에 따른 소비시장 확대, 중장기적인 신규주택 공급 확대 등이 근거죠. 콘크리트 펌프 트럭, 타워크레인 같은 건설기계를 만드는 에버다임도 꾸준히 제 몫을 해주고 있네요.

셔터스톡

셔터스톡

현대그린푸드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3조2000억원대. 그런데 본사의 비중이 50%에 못 미쳤습니다. 연결회사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인데요. 어떻게 하면 본업을 더 잘할 수 있을지,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고민은 필요해 보이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백화점 잘 되면 더 크게 웃을 듯

이 기사는 6월 25일 발행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을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https://maily.so/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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