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리뷰

[더오래]'고퀄' 글 많으니 ‘만만한’리뷰 하나 쯤이야

중앙일보

입력 2021.06.27 10:00

[더,오래] 필진인사이드(2) '만만한 리뷰' 현예슬 필진 

본업과 관련이 없더라도, 전문적인 정보가 아니더라도 괜찮다.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필진이 될 수 있는 곳, [더,오래]. 의미 있는 취미와 소소한 일상을 더,오래에서 글로 담고 있는 장기 연재 필진 6인을 인터뷰와 함께 소개한다. 〈편집자주〉

반복되는 일상 속 본인만의 탈출구가 하나씩은 있을 겁니다. 일에 치이다가도 생각만 하면 입꼬리가 올라가는 그런 것들이요. 아마 많은 분의 '일상 속 탈출구'는 영화가 아닐까요? 특히나 요즘은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으로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요. 다가가기도 쉽고, 또 깊이 알아갈수록 재미있는 취미죠. 실제로 영화를 마니아로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현예슬 필진도 그렇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한명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스스로를 영화를 전공하는 사람도 아닌 그냥 영화를 좋아하는 일개 직장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심한 날에 누구나 '만만하게' 읽을 수 있는 영화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요.

‘만만한 리뷰’라는 연재명이 재미있어요. 연재명을 짓게 된 계기와 그 뜻이 궁금합니다.

연재명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연재를 왜 시작하게 됐는지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요즘에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워낙 많고, 개인 SNS에 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하는데요. 저도 그렇게 개인적으로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일을 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글을 써보겠냐는 제의를 받았는데 시작하기 전 다른 더,오래 필진들은 어떤 글을 쓰시는지 살펴봤어요.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가분들의 글이 많은 거예요. 저는 영화 전공자도 아니고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영화를 좋아하는 일개 직장인인데 말이죠. 나 같은 사람이 글을 써도 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분들이 쓰신 글이 ‘고퀄리티’라면 그냥 심심한 날 뭐할까 싶을때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만만한’ 글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연재명도 ‘만만한 리뷰’라고 지었습니다.

리뷰 쓸 영화를 고르시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순전히 ‘개취(개인적 취향)’이고 장르도 구분하지 않습니다. 보고 난 후에 할 말이 생기는 영화에 대해서 글을 씁니다. 또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영화보다는 모르실만한 영화를 찾아서 소개해드리는 것을 좋아해요. 약간 친구에게 ‘이 영화 내가 보니까 좋더라, 너도 꼭 봐’ 이런 느낌이랄까요.

연재 중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연재를 오래 하다 보니 가끔 시사회 초대 메일이 오기도 합니다. 시간이 맞으면 참석하는데요. 그곳에 다녀와 쓴 글의 일부를 홍보사에서 보시고 영화 리뷰 포스터에 넣어도 되겠냐며 연락 온 적이 있어요. 그런 적이 처음이라서 약간 당황했는데요. 나중에 제작된 포스터를 보고 뿌듯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또 제 이름이 요즘 자주 언급되는 배우 한예슬 님과 비슷하잖아요. 배우 한예슬이 쓴 글인 줄 알고 들어왔다는 댓글을 종종 봅니다. 제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미안하더라고요. (웃음)

더,오래에서 발행한 기사 중 가장 애정이 가는 기사를 이유와 곁들여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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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스태프로 참여해 본 이후 매년 개인적으로 영화제에 갑니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를 미리 만나 볼 수 있다는 설렘도 있고 비록 2개월쯤 일했을 뿐이지만 그때의 기억이 굉장히 좋게 남아있기 때문인데요. 그렇게 영화제에서 본 영화들에 대해 쓴 글이 몇 개 있어요.

영화 ‘미나리’ 스틸. [사진 판씨네마]

영화 ‘미나리’ 스틸. [사진 판씨네마]

그중에서도 작년에 쓴 글 ['제2의 기생충' 넘본다…한국계 미국인 영화 감독]에 애정이 갑니다. 그때 봤던 영화 4편 중 올해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바로 한국 최초로 윤여정 배우가 여우조연상을 받게 된 영화 ‘미나리’였죠.

당시 추운 날씨에 야외 상영관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봤던 기억이 있어요. 상영 전 윤여정, 한예리 배우가 나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 것도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도 영화가 끝난 뒤 그 여운이 오래 남았습니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뒤에 관객들과 다 함께 박수를 쳤는데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처럼 사고 한번 제대로 치겠다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개봉하자마자 수상 행렬을 이어가더니 한국 최초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뿌듯했습니다.

원고 작업 공간을 자랑해주세요! 

글 쓰는 장소는 그때그때 다른데요. 어떨 때는 집에서 쓰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카페에 나가서 쓰기도 하고 심지어는 휴가지에 가서 쓰기도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반면 집중력이 가장 높이 올라가는 때가 ‘마감시간’이라 하죠. 저는 마감시간을 잘 지키는 편은 아닌데도(편집자님께 죄송), 마감시간이 되면 장소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사진 현예슬]

[사진 현예슬]

그래도 비중으로 따지자면 카페가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글을 쓰지 않을 때도 카페에 가서 책을 보거나 다른 일을 하는 걸 좋아해요. 사진은 집 근처 카페에요.

침대에 반쯤 누워 노트북을 무릎에 올려놓고 쓰기도 합니다. 2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날 영화 ‘러브 액츄얼리’와 함께 마감하던 때의 사진이네요.

작년에 여름 휴가 갔던 제주에서도 원고를 썼었어요.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의 공용룸에서 마감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예림 인턴 chung.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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