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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붕괴 아파트, 이미 3년전 '심각손상' 보고서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 서프사이드의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 서프사이드의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州)에서 지난 24일 무너져내려 인명피해를 낸 아파트 건물이 이미 3년 전 점검에서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에 따르면 2018년 작성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서프사이드 당국의 보고서에는 이 건물 야외 수영장 아래 콘크리트판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지하 주차장 기둥과 벽에 금이 간 부위가 많다고 기록돼 있다.

당시 보고서를 작성한 건축 기사 프랭크 모라비토는 "일부 가벼운 손상도 있지만, 콘크리트 부식 부위는 대부분 신속하게 보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수영장을 둘러싼 상판(deck) 아래 방수제에 하자가 있다고 모라비토는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더 밑에 있는 콘크리트판에 중대한 구조적 손상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조만간 방수제를 교체하지 않으면 콘크리트 부식이 상당히 진행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 보고서에는 콘크리트가 부식돼 내부 철근이 노출된 기둥 등이 자료사진으로 포함돼 있다. 보고서는 "콘크리트 기둥과 벽에 금이 가고 바스러진 부위가 많이 관측됐다"고 기록돼 있다.

또 보고서에는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창문과 발코니 문틈으로 물이 샌다는 불만 사안이 접수됐다는 내용과 발코니 콘크리트가 부식된 집이 여러 곳이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아파트의 주민위원회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곧 대규모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민위원회 측 변호사는 "공사를 시작하기 직전 아파트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서프사이드 운영위원인 엘리아나솔즈하우어는 3년 전 보고서에 기록된 문제가 이번 사태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민위원회는 아파트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명확히 보고받았지만 조처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에 붕괴된 아파트는 12층 규모의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다. 현지 당국은 이 아파트 136가구 중 55가구가 무너져 내렸고, 25일 오후 기준 4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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