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코로나 이후 증시에 뛰어든 주린이 10명 중 6명 손실

중앙일보

입력 2021.06.26 14:00

[더,오래] 김성일의 퇴직연금 이야기(85)

퇴직연금제도에서 원금보존이 절대 명제라는 접근은 곤란하다. 장기적으로 가입자의 투자성과를 높이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퇴직연금제의 존재 이유다. [사진 unsplash]

퇴직연금제도에서 원금보존이 절대 명제라는 접근은 곤란하다. 장기적으로 가입자의 투자성과를 높이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퇴직연금제의 존재 이유다. [사진 unsplash]

코로나 19가 만들어낸 우리 자본시장의 자화상을 대변하는 유행어는 ‘동학개미’ ‘서학개미‘같은 용어일 것이다. 용어에 약간 우려가 섞여 있지만 그동안 자본시장에 관심이 저조하던 국민으로 하여금 폭발적인 참여를 유도한 면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 결과 개인의 주식 거래는 유례없이 늘어났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국내 증시의 급락과 이후의 신속한 반등, 저금리 기조는 개인의 주식투자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래 〈그림1〉에서 보듯이 개인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1년간 87조원(KOSPI 69조원, KOSDAQ 18조원)을 순매수한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투자 환경변화에 바탕을 두고 자본시장연구원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나타난 개인의 투자행태와 투자성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본 보고서는 4개 증권사가 제공한 개인 20만명의 거래자료를 분석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첫째, 개인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중소형주 및 특정 섹터의 비중이 높고 평균 보유 종목수가 적어 높은 투자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개인은 거래회전율, 일중거래 비중, 종목교체율이 매우 높은 투기적인 행태를 보이며, 이러한 행태는 신규 투자자, 젊은 투자자, 남성, 소액 투자자에서 두드러졌다. 셋째, 개인의 투자성과는 거래비용을 고려할 경우 시장수익률을 하회하며, 신규 투자자 중 60%는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소액 투자자와 거래가 빈번한 투자자의 투자성과가 저조했는데, 높은 거래비용과 낮은 분산투자 수준 외에 투자대상 및 투자시점 선택의 비효율성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개인이 주식 직접투자를 통해 높은 성과를 얻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개인은 투자역량이 부족하고 행태적 편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은 ETF·공모펀드와 같은 간접투자수단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간접투자를 통해 기관투자가의 전문성을 활용하고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경험과 역량이 부족하고 과잉거래 특성을 보이는 개인에게 간접투자수단의 필요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둘째, 보다 정교한 주식투자 관리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개인이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위험·비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경고하는 서비스, 주식의 소수점 거래를 활용해 소액으로 포트폴리오 투자를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를 모색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개인의 투자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의 투자행태와 바람직한 투자습관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여기에는 관계당국, 업계, 학계 공동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이 주식투자에서 추구하는 목표와 퇴직연금 자산운용을 통해 추구하는 목표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그러나 세 가지 측면에서 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는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개인의 투자 태도 문제가 심각해 접근방법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고, 개인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반드시 주식투자를 보완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제 문제는 너무도 복잡다단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가입자를 위해 제도를 새로 도입하거나 기존의 오류를 바로잡는 데 너무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는 제도 개선의 타당성이나 신뢰성에서 많은 이견이 조율되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입자의 선보다 시장 참여자의 사익을 우선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퇴직연금제도는 그것이 검은 고양이든 흰색 고양이든 크게 상관없이 가입자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 물론 리스크를 통제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지만 그렇다고 기존과 같은 원금보존이 절대 명제라는 접근은 곤란하다. 장기적으로 가입자의 투자성과를 높이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바로 궁극적인 퇴직연금제의 존재 이유다.

CGGC(Consulting Group Good Company)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