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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전투정보 합친다는 美, 한국이 딜레마에 빠진 이유[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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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군사안보연구소장의 픽: JADC2와 전작권 전환 

미국 국방부가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JADC2는 땅, 하늘, 바다, 우주, 사이버에서 따로 수집했던 전투정보를 통합 공유체계에서 하나로 모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갖춰지면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가 적 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한 뒤 관련 정보를 전달하면, 육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나 해군의 이지스함이 요격 미사일로 이를 떨굴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기본적으로 육ㆍ해ㆍ공이 따로 국밥이었다.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의 개념도. 우주는 물론 사이버 공간을 포함한 전 영역에서 센서를 통합하고 명령을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CRS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의 개념도. 우주는 물론 사이버 공간을 포함한 전 영역에서 센서를 통합하고 명령을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CRS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한 2022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 따르면 JADC2와 연계한 각군의 전술통제망 사업은 지난해보다 50% 늘어났다. 미국이 JADC2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다영역작전(MDO)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다영역 작전은 육ㆍ해ㆍ공군이 자신의 싸움터(영역)를 벗어나 다른 영역까지 넘나들면서 싸운다는 개념이다. 육군과 해병대의 포병은 육상 목표물만 포격했지만, 앞으론 적의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격추하거나 적 함선을 공격하는 능력까지 갖춰야 한다.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까지 전쟁터로 넓어진다. 이제 전쟁은 여러 영역에 걸쳐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한국도 JADC2 사업의 영향권에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3월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JADC2는 주한미군의 최우선 추진 사안이라고 밝혔다. 데니스 크랄 미 합참 지휘통신참모장(해병대 중장)이 지난 21일 화상대담에서 JADC2 사업 계획에 한국군도 포함되는지 묻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한국군을 포함한 35개 동맹군에 공동표준 적용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JADC2의 동맹군 확대는 유럽과 인도ㆍ태평양에서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해 각각 러시아와 중국과 맞서겠다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전략적 구상에 딱 맞아 떨어진다. 그러나, JADC2를 한국군에 도입하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또 독자적 운용성이 약해진다. 이 때문에 한국군은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를 따로 써왔다.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합훈련을 벌일 때면 미군의 협조를 받아 KJCCS를 미군 시스템에 연동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미군이 KJCCS에 JADC2를 붙여줄지는 미지수다. 미군 입장에선 한국군이 가급적 JADC2로 전환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북한ㆍ중국ㆍ러시아가 반발할까 미군과의 효율적인 미사일방어 체계 통합에도 망설이는 현 정부가 JADC2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러나, JADC2를 마냥 거부할 경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JADC2 없이는 한국군 연합사령관이 미군을 지휘하는 게 번거로워 진다. JADC2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바라는 현 정부에 주는 딜레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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