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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인프라 4000억 유증, 신규 자산 편입해 배당금 늘 듯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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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호 15면

실전 공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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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같은 주식이 있습니다. 주가 변동 폭이 작으면서 안정적인 배당을 주는 주식을 말합니다. 배당률이 높다면 고금리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셈치고 이런 주식을 매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맥쿼리인프라’입니다. 정식 명칭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로, 형식상 기업이기는 한데 엄밀하게 말하자면 인프라펀드입니다. 다수의 불특정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민간 인프라사업에 투자하거나 융자합니다. 창출한 수익은 주주들에게 그때그때 배분합니다.

도시가스회사 2곳 지분 사들여 #주당가치 희석 감안해도 긍정적

맥쿼리인프라 주주가 되면 반기 결산에 따라 한해에 두 차례 수익을 분배받습니다. 연 배당률이 시가 대비 6% 안팎으로 꽤 높은 편입니다. 맥쿼리인프라는 펀드이기 때문에 투자자산 운용을 외부에 위탁해야 하는데요, 맥쿼리자산운용이 이 역할을 맡습니다. 그 대신 운용수수료와 성과보수를 받습니다. 맥쿼리인프라의 투자자산은 ㈜우면산인프라웨이투자·㈜서울춘천고속도로·㈜인천대교·㈜부산신항제2배후도로 등 14개의 인프라사업 시행사 지분입니다. 도로 교량 항만 터널 등 인프라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투자지분만큼 배분 받고, 이를 다시 주주들과 나눕니다.

이 맥쿼리인프라가 약 4000억원에 이르는 유상증자(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한다고 최근 공시했습니다. 다음달 2일이 신주배정기준일입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싶은 투자자는 이달 30일까지 증권시장에서 주식매매를 체결해 다음달 2일까지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려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를 하면 발행주식수가 증가해 주당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주가에 악재로 작용합니다. 영업이 잘되는 회사라면 사업확장자금 마련을 위한 유증은 오히려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맥쿼리인프라는 보통 신규 투자자산 편입을 위한 자금마련 목적으로 유증을 합니다. 새로운 인프라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수익 창출처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앞으로 주주 배당금이 증가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맥쿼리인프라는 이번 유증자금으로 도시가스공급 2개사 지분을 각각 100% 인수합니다. ㈜해양에너지(광주와 전남지역 8곳 공급)와 ㈜서라벌도시가스(경북지역 2곳 공급)입니다. 이들 회사 덕분에 맥쿼리인프라의 배당 여력은 증가할 것입니다.

유증 때문에 떨어지는 지분가치와 새 투자자산 확보로 증가하는 배당금 효과를 종합했을 때, 후자가 더 크다면 유증에 참여할만한 가치가 있다 할 것입니다. 삼성증권은 “도시가스 회사 인수로 배당금이 2.1% 증가하는 효과가 예상된다”며 “주식수 증가에 따른 희석효과를 감안해도 내년 배당금은 주당 760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KTB증권도 “높은 배당수익률과 신규자산 편입 등 긍정적 성장 동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이번 유증에서는 100% 초과 청약이 가능합니다. 구주주가 유상신주를 100주 배정받았다면, 추가로 100주까지 청약 가능합니다. 청약을 포기하는 구주주에게 배정된 신주를 초과 청약한 주주들에게 돌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구주주의 청약 포기 물량이 얼마나 발생하느냐에 따라 초과청약한 주식을 아예 못 받을 수도 있고, 일부(예컨대 20주)만 받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100주를 다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100% 초과 청약 가능 조건도 맥쿼리인프라 유증의 매력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김수헌 글로벌모니터 대표
중앙일보·이데일리 등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오랫동안 기업(산업)과 자본시장을 취재한 경험에 회계·공시 지식을 더해 재무제표 분석이나 기업경영을 다룬 저술·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1일3분1공시』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뻔 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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