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사흘 연속 600명대를 기록했다. 신규 환자는 지난 달 말부터 완만한 감소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들어 소폭 상승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개편 거리두기 시행으로 방역 조치가 일부 완화되는데다, 지역 간 이동이 활발해지는 휴가철까지 시작돼 방역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전파력이 더 세다는 코로나19 델타(인도)형 변이 바이러스가 조금씩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
20~25일 일평균 환자 511.5명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34명 늘어 누적 환자는 15만3789명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429명을 시작으로 357명→394명→645명→610명→634명 발생이 보고됐다. 하루 평균 511.5명이다. 26일 발표될 신규 환자수까지 더해 평균을 내야 하나 현재로써는 전 주(6월 13~19일) 일평균 환자 471.1명보다 40.4명(8.6%) 늘어난 수치다.
최근 한달여 사이 신규 환자발생 규모는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5월 30일~6월 5일 595.1명에서 546.9명(6월 6일~12일), 471.1명으로 2주 연속 줄었다. 하지만 다시 조금 상승하는 모양새다.
다음 달 어쩌나
문제는 다음 달이다. 새 거리두기가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될 서울·인천·경기 수도권의 경우 우선 2주간 6인 모임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4인까지다. 또 식당·카페 안에서 자정까지 머물 수 있다. 음주를 동반한 모임·회식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보다 많은 사람을, 보다 길게 만날 수 있다. 감염 위험도가 그만큼 비상이다.
더욱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델타 변이가 국내에서도 번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주 단위로 변이 현황자료를 낸다. 최근 한주(6월 13일~19일) 261명이 변이에 추가 감염됐다. 732명의 확진자를 표본 검사한 결과다. 261명 중 알파(영국)형 변이 감염자가 223명(85.4%)으로 대부분이고 델타 변이는 35명(13.4%)으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는 지역사회 내 감염사례도 보고됐다.
20~40대는 8월에야 접종
변이는 백신에 취약하다. 하지만 현재 접종률은 29.6% 수준이다. 이마저도 상당수 접종자는 60대 이상이다. 경제·사회활동이 왕성한 20~40대는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8월에나 접종한다. 그나마 밀폐된 실내에 비해 감염 위험도가 떨어진 실외에서의 활동이 늘어나는 계절적 요인은 방역에 유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방역의 빈틈을 변이 등 바이러스가 파고들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7월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8월 2차 유행의 파도가 거셌는데 올해도 유사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수도권처럼 2주간의 거리두기 이행 기간을 설정할지 말지를 논의하고 있다.
정부, "접종자 중심으로 모임을"
방역당국은 방역 긴장감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 7월 중에는 예방 접종률이 충분하게 상승하는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며 “그런데 거리두기가 좀 조정되면서 (7월에 모임·회식 등이 많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방역 조치라는 것은 국민의 생활과 안전 사이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줘야 한다”면서 “다만 과도한 사회적 이완 분위기로 인해서 과도하게 접촉이 증가할 수 있다.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모임은 백신 접종자 중심으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