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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연내 금리인상" 못박아도···코스피 또 최고치 찍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예고에도 코스피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 3286.1 마감, 8일만에 최고치 경신

2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3%(9.91포인트) 오른 3286.1에 마감했다. 지난 16일 세웠던 최고가 기록(3278.68)을 8일 만에 경신하며 3300 돌파를 눈앞에 뒀다. 장중엔 3292.27까지 올라 지난 16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3281.96)도 넘어섰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000억원, 470억원가량 순매도한 반면 기관이 140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91포인트(0.30%) 오른 3286.10에 마감, 지난 16일 세웠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3278.68)를 8일만에 경신했다. 우상조 기자

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91포인트(0.30%) 오른 3286.10에 마감, 지난 16일 세웠던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3278.68)를 8일만에 경신했다. 우상조 기자

금리 인상, 이미 증시에 반영된 듯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그 영향에 정보기술(IT) 대형주인 삼성전자(1.37%)와 SK하이닉스(2.02%)가 일제히 올랐다. 최근 급등했던 카카오(-7.37%), 네이버(-0.94%)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나스닥 상승이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했다"며 "그동안 성장주에 밀려 덜 오른 종목들이 상승하는 '키 높이 맞추기' 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못 박았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 이 총재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상 금리 상승은 유동성을 옥죌 수 있단 점에서 증시엔 악재로 통한다. 하지만 한은의 금리 인상은 이미 증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한은 정책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전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물가 우려에 따른 선제적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국은행의 구체적인 금리 인상 시기 등 메시지가 시장 예상보다 일찍 나오면 증시는 요동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고채 3년물 금리, 1년 5개월 만의 최고

주식시장과 달리 외환·채권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2.8원 오른(환율은 하락) 1134.9원에 마쳤다. 장 초반 보합권에 머물던 달러당 원화가치는 이날 오전 10시쯤 이 총재의 발언이 나온 뒤 강세 압력을 받았다. 채권 금리도 일제히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시장 금리의 지표로 통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46%포인트 오른 연 1.384%로 마감했다. 지난해 1월 23일(1.424%) 이후 1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연 2.060%로 상승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개최한 채권 포럼에서 "백신 보급의 가속화, 경제 회복 자신감과 함께 금융 불균형에 대한 경계심 확대 등으로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시점을 예상보다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며 "중·단기물 중심으로 시장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이 나오고, 4분기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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