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상의 회장, “6월 임시국회서 꼭 혁신법안 입법해야”

중앙일보

입력 2021.06.24 16:58

서울 충정로에 있는 공유주방 오키로키친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소상공인들. KT 스마트 그린키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당초 공유주방은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로 금지됐다가 법령정비 이후 사업화가 가능해졌다. [사진 KT]

서울 충정로에 있는 공유주방 오키로키친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소상공인들. KT 스마트 그린키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당초 공유주방은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로 금지됐다가 법령정비 이후 사업화가 가능해졌다. [사진 KT]

국회의 본격적인 법안 논의를 앞두고 혁신 지원 입법을 요구하는 기업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발의만 10년째인 법도 있다”며 “6월 임시국회에서 혁신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24일 기업 생태계 혁신과 관련한 법안 37건의 입법 경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지난 1월 대한상의가 국회에 제안한 과제를 비롯해 후속 법령정비가 필요한 법안 등을 포함했다. 그 결과 법률 개정까지 완료된 과제는 10건이었으며 나머지는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13건)이거나 아직 발의도 되지 않은 것(14건)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산업법, 발의만 10년째

대한상의에 따르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18대 국회 이후 약 10년째 꾸준히 발의돼 왔지만 매번 의료민영화가 논란이 되면서 논의가 진척되지 못해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법안이 발의돼 지난 2월 공청회가 열렸지만 이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박정수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연구본부 본부장은 “서비스산업은 향후 일자리 창출 등 부가가치가 큰 산업 분야”라며 “정부도 서비스산업 육성에 의지를 보이는 만큼 정책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논의를 진척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지난해 11월 발의된 이 개정안은 디지털 금융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전자금융업의 자본금 요건 등 진입장벽을 낮추고 인허가 체계를 개편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류영준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다른 나라들은 일찌감치 디지털 금융의 가능성을 보고 관련 법령을 정비해 핀테크 유니콘을 키우고 있다”며 “우리도 혁신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의 문턱을 넘은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혁신 입법들이 아직 발의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배달·순찰 등이 가능한 자율주행 로봇 사업과 비대면 진료 서비스 등은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화에 성공했지만 아직 관련 법안이 없어 후속 사업자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로보티즈의 실외 자율주행 로봇 ‘일개미’가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직장인들이 주문한 점심 식사를 배달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로봇 분야 최초로 '실외 자율 주행 로봇'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승인받았다. [뉴스1]

로보티즈의 실외 자율주행 로봇 ‘일개미’가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서 직장인들이 주문한 점심 식사를 배달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로봇 분야 최초로 '실외 자율 주행 로봇'의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승인받았다. [뉴스1]

혁신법안 통해 공유주방 가능해져

대한상의는 공유 주방을 예로 들며 신속하게 입법을 마친 혁신법안은 기업 생태계에 활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러 사업자가 주방공간을 나눠쓰는 공유주방 서비스는 창업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위생에 대한 우려 등으로 사업화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공유주방의 정의를 신설하는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공유주방 사업모델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통해 승인받은 4개사를 포함해 총 19개 업체와 기관에서 공유주방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기환경보전법·자원순환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이전에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받은 폐배터리는 반드시 지자체에 반납해야 했기 때문에 민간 차원의 재활용 사업이 어려웠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법안이 개정되며 폐배터리 재활용을 위한 거점수거센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남준희 굿바이카 대표는 “전기차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캠핑용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며 “낡은 법률에 막혀있던 사업이 혁신입법 덕분에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강민재 대한상의 샌드박스관리팀장은 “입법과제의 경우 입법이 완료된다 해도 하위법령 정비가 남아 있어 관련법령이 모두 정비되기까지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며 “샌드박스 테스트가 아직 진행 중인 과제라도, 안전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는 경우에는 선제적으로 입법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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