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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악몽' 뉴욕 살인 97% 급증···경찰 출신, 시장경선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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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총격 사건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총격 사건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치고 있다.[AP=연합뉴스]

"총기를 불법 거래하는 '죽음의 상인'에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총기 규제 의지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법무부, 주 정부, 지방정부 당국자들과 대책 회의를 한 뒤 폭력범죄 예방 전략을 발표하면서다.

이날 대책 회의가 열린 건 총격 등 강력 범죄의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미국 사회의 불안이 커지면서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이후 살인 등 강력 범죄가 급증한 데 주목하고 있다.

美 대도시 지난해 살인 30%, 뉴욕 97% 급증  

지난 3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 총격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시위대가 경찰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AP통신=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 총격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시위대가 경찰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AP통신=연합뉴스]

미국 대도시에서는 지난해만 살인 사건이 30% 급증하고, 총격 사건도 8% 증가했다. CNN에 따르면 특히 뉴욕시에서는 살인 사건이 2019년 777건이었는데 2020년에 1531건으로 97%가량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4일 비영리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의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미국에서 총격 사건으로만 하루 평균 54명이 사망(총 8100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6년간 1~5월 하루 평균 총격 사건 희생자는 40명가량이었다.

WP는 "이달 들어 사바나, 오스틴, 시카고, 클리블랜드에서 네 건의 대규모 총격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살인 범죄가 폭풍처럼 빠르게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뉴욕시장 민주당 경선서 경찰 출신 돌풍

22일(현지시간) 뉴욕시장 민주당 경선 예비선거날 브루클린 구청장 에릭 애덤스 후보가 기자회견을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애덤스 후보가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AP통신=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뉴욕시장 민주당 경선 예비선거날 브루클린 구청장 에릭 애덤스 후보가 기자회견을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애덤스 후보가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AP통신=연합뉴스]

임박한 뉴욕시장 선거에서도 치안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2일 있었던 민주당 시장 경선 예비선거 투표에서 전직 경찰관이자 현직 브루클린 구청장인 에릭 애덤스가 선두를 달리는 것(여론조사 결과)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했다.

애덤스는 총격 사건이 급증한 뉴욕의 브루클린과 브롱스 등 흑인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트위터에서 유행한 '경찰 예산을 삭감하라'는 구호와는 거리가 먼 '법과 질서'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민주당 텃밭인 뉴욕에서는 민주당 경선 승리자가 시장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 불신에 총기구매 급증"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다른 범죄 건수는 줄었지만 유독 살인 등 강력 범죄가 늘어난 데 주목하고 있다.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가정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집에 갇히는 부작용이 빚어졌고, 코로나19 제한 조치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것도 그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 기간에 미국인의 총기 구매도 많이 늘어났다. 여기엔 경찰에 대한 불신도 한몫했다. 지난해 경찰의 과잉진압에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 이후 시카고 주에서는 총격사건 피해자가 전년 대비 60% 이상 늘었다.

세인트루이스 소재 미주리주립대학의 범죄학자 리처드 로젠필드 박사는 "공권력이 정당성을 잃으면 시민들은 더이상 형사 사법 제도에 의존하지 않게 되고, 더 많은 범죄가 발생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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