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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네이버, 이베이엔 안 써도 여기엔 '7000억 쯤이야'!

중앙일보

입력 2021.06.24 13:43

이베이에 쓸 돈은 없어도, 글로벌 콘텐트에는 쓴다. 네이버가 6600억원을 베팅한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에 1000억원을 더 넣는다. 영화·드라마가 될 수 있는 원작 콘텐트가 가득 담긴, ‘웹툰·웹소설 보물 곳간’의 통합이다.

무슨 일이야

24일 네이버는 네이버웹툰 스튜디오와 왓패드 스튜디오를 통합해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각각 세계 1위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네이버웹툰과 왓패드가 보유한 원작 지식재산권(IP)을 함께 관리한다는 것. 목표는 글로벌 영상 사업 시너지 창출이다.

네이버는 1000억 원의 글로벌 IP 비즈니스 기금도 조성해, 통합 스튜디오에 투자할 계획이다.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에서 독자 반응으로 검증된 IP를 글로벌 인기 영상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통합 관리를 통해 웹툰·웹소설 기반 영상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

무슨 의미야

지난 1월 네이버는 세계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지분 100%를 6억 달러에 인수했다. 인터넷 플랫폼에서 발굴한 인기작을 기반으로 글로벌 고수익을 창출한다는, IP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는 중.

· 왓패드는 누구나 자기가 쓴 웹소설을 올릴 수 있어 ‘스토리텔링계의 유튜브’로 불린다. 570만 작가가 쓴 10억 건의 창작물이 쌓여 있고, 월간 1억 6600만 명이 이용한다. 팬픽 소설 ‘애프터’가 왓패드에서 15억 건 이상 조회되자, 영화로 만들어져 17개국에서 개봉하기도 했다. 웹소설 자체 매출보다도 이렇게 영화·드라마의 원작이 되는 저작권 활용 매출이 크다.

· 네이버웹툰은 한국의 작가 발굴 시스템 ‘도전만화’를 글로벌에 적용하고 있다. 아마추어·신인 작가가 자기 작품을 인터넷 게시판에 공개해 독자의 반응이 좋으면 정식 작가로 연재 계약을 맺는 식이다. 이 방식으로 웹툰 작가·작품을 발굴하면, 다른 여러 국가로 수출하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한다.

왜 이게 돈이 되나

기존 영화와 방송사 외에도 넷플릭스·티빙 같은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의 확장으로, 어느 때보다 오리지널 콘텐트 수요가 높아져 있다. IP를 가진 자의 힘이 세진 상태.

·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IP로 진행된 드라마·영화 제작 프로젝트는 총 167건. 네이버웹툰 원작의 ‘스위트홈’, 왓패드 원작의 ‘키싱 부스’ 등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트로 제작됐고, 웹툰 ‘신의 탑’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크런치롤·HBO맥스에서 방영됐다.
· 네이버웹툰이 이 사업을 착착 준비해 왔다. 지난 2018년 네이버웹툰은 원작 웹툰과 영화 제작을 연결하는 전문 IP 자회사 ‘스튜디오엔(N)’을 설립했고, 권미경 CJ E&M 한국영화사업본부장을 영입해 대표를 맡겼다. 여기서는 ‘유미의 세포들’ 같은 네이버 인기 웹툰의 영상화 작업을 한다.

왓패드는 어떤 회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왓패드는 어떤 회사.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걸 왜 네이버가

콘텐트 산업은 더는 스타 작가의 ‘감’에 의지하지 않는, ‘데이터 기반’ 기술 산업이 되고 있다. 테크 기업과 콘텐트의 궁합이 맞아 떨어졌다. 카카오가 다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5000억에 사는 등 인수전이 치열한 이유이기도 하다.

· 왓패드는 머신러닝 기술 ‘스토리 DNA’를 활용해 독자 취향에 맞는 작품 추천하고, 이를 기반으로 TV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한다. 앨런 라우 왓패드 창업자는 지난달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독자가 읽은 시간, 댓글, 공유 횟수 등의 변수를 문장·단어와 결합해 독자의 감정을 움직인 대목을 찾아낸다”고 했다. 영어는 물론 50여 개국 언어로 분석 가능하다고.
· 카카오가 인수한 래디쉬 역시 데이터를 바탕으로 헐리우드 식 집단 창작을 한다. 여러 콘셉트를 내놓고 클릭률 같은 독자 반응을 A/B 테스트(대조실험)를 거쳐 분석해, 검증된 콘셉트로 프로 작가 여러 명이 작품을 함께 쓰는 방식이다. 창작의 힘도, 독자 데이터를 분석할 줄 아는 플랫폼으로 넘어오는 중이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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